오전 7시 쯤 아메다바드 근처에 도착했다. 사람들아 하나 둘 내리는데 우리는 어디서 내려야 할 지 감을 못잡고 있었다. 그저 마지막 정류장에서 알아서 내려주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를 했다. 사람들이 우르르 내린 곳에서 잠시 후에 우리가 지나왔던 여행사 골목을 지나쳤다. 그곳에서 내릴 것을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잠시 후 버스가 정차해서 아우랑가바드를 가고 싶다 말하니 아까 많은 사람들이 내렸던 반대 방향으로 다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옆에서 듣고 있는 릭샤 기사는 기회다 싶어 80루피라고 거들었다. 걸을만한 거리도 아니고 아직 어둑한 새벽이었다. 할 수 없이 여행사로 가서 아우랑가바그 행 버스를 예매했다. 1인 650루피로 레드버스 어플로 본 최저가격 보다 200루피씩 비쌌는데 주변에 다른 여행사도 ..
오전 10시까지 체크 아웃 후 오후 7시 30분 아메다바드 버스를 타기까지 무려 9시간이 넘는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조식을 먹고 포트 쪽으로 걸었다. 날씨가 매우 더웠고 오늘 따라 현지인 관광객이 북적거리는 바람에 잠시 둘러보다가 발길을 돌렸다. 해변가를 잠시 걸었다가 나이다 동굴로 쪽으로 가봤으나 닫혀있다는 말을 듣고 숙소로 돌아왔다. 날씨가 더워 호텔 로비에서 시원하게 기다리는 것이 나을 듯 해서 4시간 넘는 시간 동안 호텔 로비에서 책도 읽고 호텔 식당도 이용하면서 보냈다. 오후 7시 30분 디우를 출발한 슬리핑 버스에 누웠다. 조각배를 탄 듯 이리저리 흔들리는 통에 머리와 속이 어지러웠다. 굳이 이런 고생을 하며 디우를 올만한 가치는 없었다는 생각과 어서 인도를 떠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우리는 디우에서의 호캉스라는 계획을 철저히 이행하고 있었다. 딱히 할 것도 없고 맛있는 식당도 없는 동네라서 정보를 찾아보는 수고로움을 덜할 수 있다. 그 시간을 충분한 휴식으로 채워나가고 있었다. 하루에서 가장 기대되는 식사시간 인도에서는 언젠가부터 두렵다. 온통 입에 맞지 않는 음식들 뿐이다. 오늘도 평점 높기로 유명한 식당에서 비싸고 맛없는 음식을 먹고 나와서 조금 우울했다. 버스표를 예매하고 나서 포트 쪽으로 걸었다. 해가 저무는 시간에는 포트 안 쪽 문은 닫혀있었다. 포트 밖으로 나와서 옆길로 들어가 봤다. 바다와 바위 절벽 그리고 쫙 펼쳐진 길 너머로 저물어 가는 석양이 한 폭의 그림이다. 디우에서 이것마저 안 보고 갔으면 아쉬웠을 만큼 매우 좋았다. 다소 심심한 도시로 기억될 뻔한 디우가 오..

3일마다 계속되는 강행군이다. 버스를 한 번 타도 기본 12시간이니 쉽게 지친다. 평소보다 조금 비싼 숙소를 잡은 덕에 호텔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빈둥거릴 수 있다. 해가 중천에 뜰 무렵 천천히 나가서 포트를 향해 걷는다. 길거리가 조용하다. 호객하는 릭샤도 없다. 아무 경적도 듣지 않고 걸을 수 있다는 것이 인도에서 얼마나 엄청난 일이었는지 인도 답지 않은 인도. 디우에서 새삼 깨닫게 된다. 시원한 바람과 따뜻한 햇살이 걷기 딱 좋은 온도를 만들어 준다. 바닷물은 그리 깨끗해 보이지는 않는다. 포트를 천천히 걷다가 더워져서 다시 TGH 호텔로 돌아왔다. 저녁을 먹으러 가기도 귀찮은 데다 딱히 맛있는 음식점도 없어서 호텔에서 해결했다. 양고기 커리를 시켜봤는데 무난하게 먹을 만은 했다. 맛있는 음식이 ..

인도에서 근 20일이 지나가고 있다. 3일에 한번정도 도시를 이동하고 있고 그 시간도 만만치 않다. 그러다 보니 좀 힘들었나보다. 디우에는 딱히 갈곳도 없고 숙소도 쾌적하고 하다보니 이틀 내내 정말 잘 잤다. 자도 자도 잠이 오는것이 신기할 정도로 잤다. 늦게 일어나 늦은 아점도 맛난 음식이 없어서 샌드위치나 햄버거로 먹고 저녁은 커리 그렇게 먹다보니 먹는것에 별로 감흥이 안생긴다. 어제는 점심먹고 포트를 낮에 한바퀴 돌고나니 제법 덥다. 포트는 제법 크다 포르투칼이 그곳을 점령하기 위해 애썼겠다는 생각이 들만큼이다. 그렇다 보니 동네에 아직 카톨릭 교회가 많고 주민들도 제법 천주교회에 다닌다고 한다. 포트 돌고 지쳐버려 숙소에서 또 잤다. 저녁은 호텔 식당에서 먹었다. 오늘도 느즈막이 일어나 첫날갔던 ..
밤 11시에 출발한 버스는 아침 9시가 넘어서 겨우 디우에 도착했다. 오랜만에 보는 야자수 나무가 반가웠다. 바람은 많이 불었지만 재킷을 벗을 만큼 날씨가 따뜻했다. 오랜만에 평소 예산보다 좋은 숙소를 잡았더니 외관부터 남다르다. 12시에 체크인이라서 잠시 동네를 한 바퀴 돌다가 호텔 식당에서 밥을 먹고 쉬면서 기다렸다. 체크인을 하고 나서 밀린 빨래를 왕창 해버렸다. 날씨가 좋아서 금방 말랐다. 따뜻한 햇살이 들어오는 침대에 누워서 제대로 된 잠을 잤다. 추천 맛집 O'coquerio 에 갔는데 여기 모기가 엄청 많다. 모기향을 피워 주셨는데도 제법 큰 모기들이 몇 군데를 물었다. 얼얼하고 아파서 밥을 재빨리 먹고 숙소로 왔다. 커리와 오징어 튀김 맛은 보통이었다. 조용한 해변마을 이라더니 관광객도 많..
우다이푸르에서 디우로 한 번에 가는 버스는 없다. 큰 도시인 아메다바드에서 갈아타야 한다. 우리는 우다이푸르 내에서 친절하다고 소문난 나라얀 여행사 아저씨께 전날 티켓을 예매하고 조식을 먹은 뒤 10시까지 여행사로 갔다. 오늘따라 유난히 차들이 많아서 도로가 복잡하다. 차량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의 도로에 양쪽으로 차들이 잔뜩 몰려오고 오토바이 수십대가 정차해 있었다. 몇몇 서양인들은 미간을 찌푸린 채 길을 걸었고 나라얀 아저씨는 웃으며 이게 인도라고 하셨다. 버스터미널까지 릭샤 요금 100루피로 갈 수 있다며 릭샤를 부르러 가신 아저씨는 릭샤 기사가 150을 불렀다며 우리에게 다른 기사를 불러줄테니 따라오라고 하신다. 50루피는 그냥 줘도 되는 금액이지만 아저씨 호의가 고마워 따라갔다. 다른 기사 ..
호수의 도시 우다이푸를 일찍 나왔다. 나라얀 아저씨의 도움으로 아메다바드까지 이동 후 릭샤타고 다시 이동해서 버스 갈라타고 디우로 오는 일정이다. 아저씨가 정말 친절하시다. 아침을 간단히 먹고 커피도 테이크아웃을 해서 텀블러에 담았다. 체크아웃을 하고 아저씨네 사무실 앞에 두고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안 길도 장난아니게 막혔다. 전쟁을 격지 않고 돌로 만들어진 오래된 건물들은 역사적이나 그 사이 변화한 교통문화를 담아내기엔 길이 좁고 차는 많다. 앞뒤로 차가 꽉 막혀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다. 화를 내는 사람은 없다. 온동네 사람들이 훈수를 두며 교통정리를 한다. 그모습을 보며 나라얀 아저씨가 "This is india" 라며 웃는다. amazing으로 말고 답할길이 없다. ㅎㅎㅎㅎㅎ 아저씨가 릭샤와 흥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