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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다이푸르에서 디우로 한 번에 가는 버스는 없다.
큰 도시인 아메다바드에서 갈아타야 한다.
우리는 우다이푸르 내에서 친절하다고 소문난
나라얀 여행사 아저씨께 전날 티켓을 예매하고
조식을 먹은 뒤 10시까지 여행사로 갔다.
오늘따라 유난히 차들이 많아서 도로가 복잡하다. 차량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의 도로에 양쪽으로 차들이 잔뜩 몰려오고 오토바이 수십대가 정차해 있었다. 몇몇 서양인들은 미간을 찌푸린 채 길을 걸었고 나라얀 아저씨는 웃으며 이게 인도라고 하셨다.
버스터미널까지 릭샤 요금 100루피로 갈 수 있다며 릭샤를 부르러 가신 아저씨는 릭샤 기사가 150을 불렀다며 우리에게 다른 기사를 불러줄테니 따라오라고 하신다.
50루피는 그냥 줘도 되는 금액이지만 아저씨 호의가 고마워 따라갔다. 다른 기사 분에게 우리를 데려다 주시고는 잘가라는 말과 함께 떠나셨다.
11시에 출발한 버스는 오후 6시가 다 되어서야 아메다바드에 도착했다. 화려한 쇼핑몰들이 많은 대도시였다.
우선 릭샤를 타고 다음 버스 회사 근처에 가기로 했다. 릭샤 아저씨가 길을 잘 모르셔서 가면서도 몇 명에게 다시 길을 물어봤다. 인도 사람들은 그래도 친절하게 길을 알려주신다.
막상 도착한 여행사 주변에는 쇼핑몰은 커녕 변변한 식당 조차 없는 외곽이었다.
이 허허벌판에서 4시간을 어떻게 기다리나 걱정이 되었다.
우선 근처 로컬 식당에 가서 대충 요기를 한 다음 책을 마저 읽고 있었는데
근처에서 조악한 물건을 파는 여자 아이가 계속 사달라며 끈질기게 내 옆을 떠나지 않는다.
신발조차 없는 꼬질꼬질한 아이에게서
가난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입은 힘없는 미소를 띠며 간절하게 사달라고 외치고 있어도 아이의 눈빛은 세상 풍파 다 겪은 어른처럼 날카롭고 차가웠다.
아메다바드 행 버스 앞 좌석에 탔었던 비슷한 또래의 아이가 인형을 안고 엄마 무릎에 앉아 한껏 애교를 부리던 모습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얼마나 많은 체념을 안고 살아갈지
그 깊이를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삶이다.
책을 다시 펴들었으나 먹먹한 마음에 연신 같은 곳을 훑다 덮었다.
밤 11시. 디우 가는 슬리핑 버스가 왔다. 큰 배낭을 가지고 올라타라고 해서 누울 공간이 좁았다. 새우잠 자듯 몸을 웅크리고 누웠다. 덜컹거려서 멀미가 날 듯한 도로가 계속 이어졌지만 이내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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