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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세계여행 D+284 "비 내리는 이즈미르"

4번얼룩말 2020. 3. 13. 02:43

어젯밤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그냥 무시하기엔 제법 굵은 비다.

비가 오더니 숙소에 정전이 되어 정말 할 일이 없었다.

 

우비를 챙겨 입고 와이파이 되는 곳이 있으면

몇 시간 보내려고 생각했다.

유명 프랜차이즈 몇 군데를 돌아다녀 봤으나

오픈된 와이파이가 없어서 그냥 햄버거만 먹고 돌아왔다.

 

숙소에 누워 빗소리를 듣다가

음악을 듣다가 살짝 잠이 들었다.

 

문득 깨보니 빗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길래

다시 밖으로 나왔다.

 

주변은 아직도 시커먼 구름이

도시를 집어삼킬 듯 잔뜩 몰려 있었다.

잔뜩 흐린 날씨, 어둡게 변한 도시 속에

숨어서 걷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저 멀리 하늘은 푸른빛을 띠고 있었다.

그쪽으로 무작정 걸었다.

하지만 다가갈수록 밝은 빛은 점차 멀어지고

희미해져만 갔다. 마치 희망처럼

 

희망을 찾는 것보다 

절망 속에서도 살아남는 법을 터득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