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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말과 포옹을 하며 눈물을 흘렸지만 우린 서로 잡지 못했다.
왜냐면 지금 남은들 우린 지금 서로 거리가 필요하다는걸 무언으로 합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로 잡지도 남지도 않고 큰 마음을 먹었다. 서로 엄청 두려워 하면서 말이다.
다행히 엉엉 울뻔했는데 옆자리에 앉은 이라크 친구가 계속 말을 걸어줘서 엉엉우는 신파는 면했다.
공항버스가 출발하고 밖에서 배웅하던 얼룩말은 썬텐이 심한 버스안의 나를 찾지 못해 두리번 거린다. 또 울었다. 이미 그도 많이 운 얼굴이다.
한번씩 눈물이 올라오고 올라오곤 했다.
시간이 좀 남아서 커피를 한잔 하고 짐을 보냈다. 짐을 보내며 이제 돌이키지 못한다 생각했다.
대기를 하다가.비행기를 타고는 또 울었다. 순간 순간 울컥울컥 하는건 어쩔 수가 없다.
그렇게 비행기를 출발했고 정확하게 도하에 도착 짧은 경유시간을 거쳐 다시 인천행 비행기를 타기 전 카톡을 했다. 그제서야 우린 후회했다.
서로 너무나 서로의 큰 빈자리를 발견해 버렸기 때문이다.
원망도 자책도 후회도 소용없는 시간. 그 공백을 우린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남은 여행기간을 어떻게 보낼지 알기 때문이다. 난 일보 후퇴이기에 9개월의 권태와 갈등을 견디지 못한거다.
도하에서 출발한 비행기는 8시간이 넘는 비행시간이다. 허전 하지만 한국에 간다는 설램이 있었다. 그런데 공항에서 한국사람들을 마주한 순간 부터 현타가 왔다. 긴장한 얼굴 뭔가 지쳐보이는 무표정함 무심한듯한 눈빛 마치 퇴근시간 버스에 앉은 출근시간 버스에 앉은듯한 표정에 실감이 났다. 무한 경쟁 대한민국. 암튼 살짝 우울해졌다.
비행기에서는 만화도 보고 노래도 들었다. 심지어 와이파이도 되는 비행기다. 비행기엔 사람도 별로 없다. 코로나가 큰 영향을 미치는게 보였다.
암튼 그렇게 잠다깨다 밥먹고 한국에 도착했다. 입국 심사는 없지만 건강체크 열감지가 있다.
뉴스로만 보던걸 실감하는 시간이다. 자국민이라는게 이렇게 좋구나 이미그레이션의 입국 도장 절차가 없다.
금새 나왔다.
다시 움직이려는데 다시 우울해졌다. 정말 혼자 왔구나 웃으면서 출발한 인천공항을 혼자 간양 혼자 돌아온 내가 낯설고 이상하다.
친구집으로 가는길 큰 가방을 메고 한국의 퇴근 시간을 걷는다. 여행지에서의 길과 서울에서는 걸음은 너무 다르고 그것 자체가 엄청 낯설다.
그렇게 난 9개월이 없었던것 처럼 익숙한 동네에 익숙한 친구집으로 갔다.
저녁으로 한식을 먹으며 있었던일 지금의 심정을 이야기 하며 울컥한다.
휴~~~~ 언제 갔었나 마치 익숙한 마실처럼 친구집에 온거 같다.
그리고 수다 얼룩말에게 보낸 카톡은 안읽는다. 또 걱정
다행하 새벽에 연결이 되고 안심은 되었지만 우울하고 시차적응 실패 2시간 자고 밤을 꼴딱 샛다.
오늘은 부모님 집으로 출발~~~ 여행하듯 한국을 다니다가 잠잠해지면 다시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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