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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를 한 번 더 옮겼다.

이 와중에도 몇 만원 아끼겠다고 저렴한 숙소로 옮긴 내 모습이 우스웠다. 

 

체크인은 오후 2시고

메뚜기는 오후 3시쯤 떠난다고 했다.

탁심 광장에 멍하게 앉아 있었다.

 

메뚜기는 잠깐 돌아다니다가

커피를 사 와서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메뚜기의 가지 말까라는 물음에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나는 조금 더 여유로운 사람이 되고

메뚜기는 조금 더 독립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

서로가 더 건강해지기 위해 떨어질 필요는 있다. 

 

지금껏 여행하면서 겪은 트러블은

해결하지 않고 그냥 묻어 두었던 것 같다. 

그것이 곪고 곪아서 이 지경이 된 것이다. 

 

공항버스 정류장 근처 한식당에서

마지막 식사를 하고 공항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메뚜기가 버스에 오르자

내내 참았던 뜨거운 눈물이 흐른다.

 

어른이 되어서

길거리 한복판에서 그렇게 울어본 것도 처음이다.

 

한 번만 더 참을 것을 그랬나

한 번만 더 붙잡을 것을 그랬나

떠나지 않는다면 같은 문제로 싸우지 않고 행복할 수 있을까

라는 뒤늦은 후회를 해본다.

 

6년을 만나서

함께 세계여행을 떠났던 우리는

사소하고 시시한 이유로

아름다운 도시 이스탄불에서

그렇게 이별을 맞이했다.

사랑이란 게
누가 먼저 시작하고.
누가 먼저 끝냈다는건
그리 중요한 게 아니다.

그저 그런 어느날
둘은 만났고,
마음이 통해 사랑을 했으며,
그리고 이별을 했다.

헤어지는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아니 한 가지 이유 밖에 없다.

누군가 먼저 포기했다는 것.

 

봄날은 간다.

그렇게 속절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