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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더운 함피에서는
뜨거운 시간에 움직이고 싶지가 않다.

숙소에서 빈둥거리다가
해질 무렵에야 마탕가힐이나 가기로 했가다.

마탕가힐 가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조금 쉽고 긴 길과. 힘들고 짧은 길.

우리는 돌아가더라도 쉬운 길을 택했다.
계속 되는 돌계단이지만 경사도가 낮아 힘이 많이 들지는 않다.

하지만 다소 미끄러운 바위들도 많아 등산화를 신고 갔다.

조금 일찍 올라왔나 아무도 보이지 않더니
조금 기다리자 수 십명의 사람들이 떼로 올라왔다. 함피 시내가 한 눈에 보이는 명당이긴 하다.

아무 거칠 것 없는 석양 노을.
하늘은 아름답지만
주변에 같이 찍을 만한 건물이 없다보니 밋밋하다.

그래도 3일 간 본 석양 중 가장 붉게 물들었다.
족자카르타와 바간에서의 느낌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내려오는 길은 짧은 길을 택했다.
돌과 돌 사이 간격이 넓고 미끄럽다.
이 길로 올라왔으면 제법 힘들었겠다.

서둘러 왔는데도 아래에 내려오니
어느새 어둑어둑하다.

저녁은 마누네서 치킨 케밥.
스페셜 메뉴라서 따로 달라고 해야 준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케밥의 느낌이 아니라 조그마한 엄지 손톱 만한 닭튀김 느낌에 샐러드를 따로 주었다. 그래도 맛이 있어 다행이다.

선선한 바람이 분다.

보이는 것이라곤 돌밖에 없었던 함피가
언젠가 문득 생각그리워질 것 같은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