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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D+248 함피 스쿠터 투어

9번메뚜기 2020. 2. 4. 01:16

새벽에 너무 더워서 깼다 바깥 창이 없는 방에는 바람 한점 안든다. 천장의 대형팬은너무 쌔다. 어찌할바를 모를 답답증이 와서 방 밖으로 나간다. 시원한 바람은 불고 그 사이로 소똥과 염소똥 냄새 그리고 모기가 괴롭힌다. 옥상에 가본다. 바람은 좋은데 또 모기가 많다. 뜨거워진 몸을 식히고 방으로 들어오니 다시 답답하다. 내가 여행을 떠난 이후 알게 된 내 몸은 적당한 바람이 있어야 제대로 작동한다는 것을 알았다는 것이다.

다시 들어와 선풍기를 트니 너무 추워서 얼룩말이 못잔다. 그 다음 선택은 바닥이다. 자다가 뜨거워 지는건 매트리스가 내 몸의 열기를 머금고 있기 때문이다. 타일바닥에서 자니 뜨겁지는 않아 잘 수 있었다. 새벽녁 얼룩말이 일출을 보러 간다길래 난 못간다 하고 잤다.

늦은 아점을 먹으러 식당에 가서 커리를 난과 먹고 강건너 마을을 가보기로 한다.

배를 타고 건너가니 바로 스쿠터 렌탈샵 아저씨가 붙어서 그냥 따라갔다. 오토바이 300 기름 2리터에 200 모두 500루피를 내고 빌렸다. 뭔가 다른데를 알아보지 않은 찜찜함을 가지고 출발~~~ 원숭이 사원으로 향했다.

계단이 어마무시 많은데 날은 한낮이다. 어쩌하리 이까지 온걸 높은데 가면 경치가 좋겠지 하며 오른다. 아니나 다를까 정말 경치가 장난이 아니다. 이정도로 많은 돌이 있다는 것에 다시 한번 놀랬다.

한참을 구경하고 내려와서 스쿠터 드라이브를 했다. 마을 하나도 가보고 또 길을 나서니 논과 채석장이 나온다. 야자수와 돌덩이와 논의 어우러짐이란 장난 아니다.

좋다가 연발이다. 빠이나 우붓의 그 느낌들이 살아난다.

사진도 찍어본다. 초록의 향연이다.

멋지구나 한바퀴 돌고나니 이정도면 충분하다 싶어서 다시 렌탈한 곳으로 돌아간다.

아까 갈때 마주친 노년의 여행자를 다시 본다. 웃는다. 나도 웃는다. 이런 기분이 좋다. 이심전심으로 인사하는 마음 우리가 언제 봤다고 길가는 나그네라는 동질감이리다.

돌아서 스쿠터는 반납하고 그동네에서 빵과 쉐이크를 먹고 다시 강을 건넌다.

한국이 하도 코로나 그러니 우리도 동북아 삼국이라 헷갈리는 중국사람이라 생각 할까 괜시리 신경이 쓰인다. 이미 고아버스정류장에서 아저씨가 한번 묻기도 했다.

무사히 지나가길 바라며 강을 건넌다.

덥기도 해서 숙소로 와서 먼지를 씻어내고 쉬다가 다시 일몰을 보러나간다.

어제의 그 포인트로 가니 아직 사람들이 덜 모여있다. 우리도 커다란 바위위에 앉아서 해를 바라본다.

함피의 석양의 시간

마을의 사원에서는 알 수 없는 경전이 스피커를 타고 울려나온다.

저너머 산에는 오늘의 해가 지고있다.
그리고 새들도 함께 날기 시작한다. 태곳적 돌과 2020년의 한국의 내가 인도에 와서 저 돌 사이의 석양을 바라보고 있다.

알수 없는 인생이다. 인생은 쉬운일이.아니기에 흰두교에서는 다시는 사람으로도 태어나지 말고 천국에 살길 바라는 거겠지 싶다.

사는건 쉬운일이 아니였던거다.
그냥 그게 위로가 된다.

삶은 원래 힘든거라는 사실

그런거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