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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세계여행 D+248 "강 건너 함피 구경"

4번얼룩말 2020. 2. 4. 00:48

문득 눈을 떠보니 새벽 6시.

해 뜨는 시간까지는 아직 한 시간 정도 남았다.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일출을 보러 나갔다.

 

멀리 갈 필요 없이 가까운 곳에서 보기로 했다.

어제 만큼 멋진 구름은 없었지만

흐린 구름 사이로 동그란 해가 불쑥 솟아올랐다.

 

한 서양인 외국인은 건축물 위로 올라가 요가를 하고 있다.

주변에 널린 큰 바위들도 많은데 굳이 지붕 위로 올라가서

본인과 문화재 모두 위험하게 저래야 하나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어떤 인도인이 나타나서 내려오라고 한다.

서양인은 한참이나 납득이 안 가는지 인도인에게 열심히 따진다.

 

옆에서는 원숭이가 관광객에게서 강탈한 바나나를 먹고 있다.

알맹이만 쏙 골라먹고 바나나 껍질을 휙 버리면

옆에 있던 소는 바나나 껍질을 주워 먹는다.

소를 신성시하는 나라에서 정작 소는 껍질만 먹는 신세라니

 

욕심 많은 원숭이는 또다시 땅콩을 주워 들고 가서 쏟고는

다른 원숭이가 먹을까 봐 볼이 터지도록 욱여넣는다.

갑자기 원숭이들이 얄미워 보인다.

 

일출을 보고 나서 아침을 먹고 강 건너편으로 가보기로 했다.

고작해야 1분 남짓 타는 배는 편도 20루피. 짐이 있으면 40루피다.

강을 건너 스쿠터를 빌려서 anjanadri hill로 향했다.

하누만 (원숭이) 사원으로 불리는 사원이었는데

575개의 계단을 올라야 해서 물 한 병과 비스킷을 사서 갔다.

 

정상에 오르니 함피의 전경이 한눈에 펼쳐졌다.

입을 다물수 없을 만큼

엄청나게 많은 바위들이 저 멀리까지 빙 둘러져 있었다.

좀처럼 보기 힘든 기이한 풍경을 한참이나 바라봤다.

 

다시 내려와서 이리저리 동네를 돌아다닌다.

오랜만에 시원한 바람맞으며 야자수와 논이 있는 풍경을 달리는 기분이 상쾌했다.

커다란 나무가 있는 논 풍경이 맘에 들어서 잠시 멈춰서 사진을 찍는다.

뜨거운 햇살을 듬뿍 받고 쑥쑥 자라나는 벼 색깔이 싱그럽다.

현지인들은 우리 모습이 신기한지 구경을 하며 손을 흔들어 주신다. 

 

다시 배를 타고 강을 넘어와서 잠시 쉬다가

Hemakuta Hill에서 일몰을 본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하늘 색깔에 맞게

바위들도 서로 다른 빛깔로 물든다.

사람들의 영혼도 각자의 생각대로 물들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