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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6시 함피에 도착했다.
릭샤 기사들이 단돈 10루피에 숙소로 데려다준다며 붙었다.
걸어서 5분 거리라서 그냥 걸었다.
아직 새벽이라 숙소 주인을 깨우기가 미안해서
우리는 바깥에서 기다렸다.
7시가 넘어 숙소 주인분이 나오셔서
짐을 맡기고 동네를 구경했다.
어마어마하게 큰 돌들이 사방을 둘러싼
기이한 모습의 마을이다.
과거 비자야 나가르 제국의 수도였던 흔적들이다.
종교와 문화를 융성시키며 번영을 누렸던 강대국이지만
이슬람 용병 출신 장군의 배신으로 몰락하고 폐허가 되었다.
이 나라의 재밌었던 법 중 하나가
도둑이 들면 경찰이 배상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범죄자 체포보다 범죄 예방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었다는
인권 선진국이었다.
큰 돌산들 사이로
구름에 가려진 아침 해가 살포시 떠오른다.
서둘러서 카메라를 들고 올까 하다가
이 멋진 순간을 놓치는 것이 싫어서
넋을 잃고 바라봤다.
근처에 한국 식당이 있어서 아침을 먹었다.
평을 하고 싶은 정도는 아니었다.
체크인을 하고 나서
장시간 버스 이동으로 지친 몸을 씻고 잠시 잠시 들었다.
숙소에서 소소하게 보내다가
오후 늦게 석양을 보러 나갔다.
선셋 포인트 몇 군데가 있긴 하지만
주변에 어디라도 다 좋은 포인트라서
굳이 장소에 집착할 필요는 없어 보였다.
따뜻하게 달궈진 돌의자에 앉아서
어슴푸레 저물어 가는 해를 바라봤다.
석양이 아름다운 곳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떠나는 모습이 아름다웠던 사람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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