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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안을 하루만 묵기에는 아쉬워서 하루 더 연장했다.

숙소도 깔끔하고 친절하고, 무엇보다 방안에 감각적인 그림들이 좋았다.

새벽 5시. 일출을 보러 투본강 주변 산책을 했다.

구름에 가려진 햇빛이 수줍게 올라오고 있었고,

올드타운은 밤의 활기찬 기운을 차분하고 고요하게 잠재우고 있었다.

 

벌써 여행을 떠나온 지 2주가 되었다.

배낭여행이 처음인 메뚜기와 누군가와 함께 이렇게 오래 떠나본 것은 처음인 내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잘 적응하고 있다는 생각에 안도감이 든다.

 

산책을 마치고 잠시 숙소로 돌아와 더위를 식혔다.

창문 사이로 한 줄기 고마운 바람이 불어온다.

아무리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도

여행자를 계속 걸어갈 수 있게 만드는 힘은 이 한줄기 바람 덕분이다.

 

올드타운은 밤에 더 멋진 풍경을 선사하기 때문에

오전의 더위에 지친 우리는 올드타운 도심에서 택시로 15분을 달려 안방 해변으로 갔다.

미케 해변과 다른 점은 식당에서 주문을 하면 썬배드를 무료로 대여해주는 시스템이며

락커는 없으니 개인의 양심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화장실을 쓸 수 있는 식당 쪽을 잡아야 이득이다.

 

2시간 정도 물놀이를 하다가 숙소로 돌아와 저녁을 먹고,

호이안의 마지막 야경을 구경했다.

어제 본 것과 별 차이가 없는 풍경이고, 어제 찍은 사진과 별 차이 없는 사진이지만

매일 봐도 질리지 않는 풍경을 선사하는 도시들이 있다.

 

내일 저녁에는 나짱으로 이동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