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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7시 조드푸르행 버스를 타기 위해서
새벽부터 서둘러서 짐을 꾸렸다.
숙소에서 버스 정류장까지는 기껏해야 2분 거리.
6시 45분까지 오라고 했으므로 40분에 출발하면 넉넉하고도 남을 시간이었다.
그런데
숙소 문 앞에 소 한 마리가 그렁그렁한 눈망울로 서 있었다.
여기서 매일 아침 공양을 하는 모양인데
그건 네 사정이고 우리는 버스 타야 하는데
조금 지나가면 안 될까? 사정하며 지나가려 했지만
커다란 뿔 달린 머리를 좌우로 흔들며 길을 막아섰다.
다시 한번 슬금슬금 모른 척 가려하니
더욱더 거세게 뿔을 좌우로 흔들며 길을 막았다.
괜히 소고집이라는 말이 생겨난 게 아닌 듯싶다.
때마침 곁에 있던 주인아주머니께서
귤 2개를 꺼내오셔서 소에게 먹이셨다.
이제 그만 가라고 손을 내저어도
미련이 남는지 계속 요지부동이었다.
결국 주인아주머니에게
머리통 한대를 두들겨 맞고 나서야 길을 비켜줬다.
조드푸르행 버스는 로컬버스였지만
다행히 푸쉬카르에서 아즈메르를 거치지 않고 직행으로 간다는 것이다.
아마 직행으로 가는 버스는 몇 편 없는 것 같다.
초반엔 비포장도로라서 덜컹거림이 심했다.
잠을 자기도 힘들었지만
버스의 흐름대로 몸을 맡겼다.
그나마 5시간 정도로 짧은 여정이니 견딜만했다.
조드푸르의 버스 정류장에서 숙소는 5km 정도로 제법 멀었다.
릭샤 기사들이 달라붙어서 어딜 가냐고 물었다.
비가 살짝 왔다가 그치고 춥기도 하고 그래서 흥정은 대충 했다.
그래도 200루피는 너무 비싸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숙소가 아닌 시계탑에 떨궈주었다
우리 숙소는 릭샤로 바로 앞까지 갈 수 있는 곳인데 괘씸했다.
우리는 결국 10분을 더 걸어가서 고팔 게스트 하우스를 찾아갔다.
릭샤 기사로 안 좋았던 마음이 숙소를 보니 마음이 풀렸다.
원래 예약한 방보다 더 좋은
새로 리모델링 한 숙소 방을 원래 예약한 가격으로 주신다고 하셨다.
고팔 게스트 하우스에는 다양한 한식도 있고
특히 루프탑에서 보는 메헤랑가르 성과 블루시티 전망이 멋있다.
우리는 간단히 라면과 오므라이스를 먹고 블루시티를 구경했다.
이곳 아이들은 사진 찍히는 것을 좋아해서 서로 찍어달라고 요청했다.
다른 곳에서처럼 사진을 대가로 돈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순수하게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이다.
메헤랑가르 성 근처에서 전망을 구경하고
본격적인 관람은 내일로 미루기로 했다.
숙소에서 닭백숙을 팔길래
해 저무는 시간에 맞춰 달라고 하고
숙소에서 잠시 쉬었다.
감자가 잔뜩 들어간 닭백숙과 양배추로 만든 김치인데
생각보다 맛있었다. 김치는 여러 번 리필이 가능하다는 것이 좋았다.
시장과 가까운 곳이라서
밤새 차와 사람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것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한 매력 있는 숙소다.
숙소 하나만으로도 조드푸르가 참 좋은 곳으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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