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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일찍 얼룩말은 움직이기 시작한다. 뒤척이다가 2시에 잠든 나는 일어나기가 싫다. 느그적거리다가 마지노선 즈음 일어나서 준비하기 시작한다.
짐싸는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빠진것 없는지 확인하고 나면 조금의 여유가 있다.
짐을 싸들고 나선다. 새벽 아침거리를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다.
숙소 근처의 ( 참 숙소는 푸쉬카르 라이징 스타 인데 아주 깨끗했다) 버스 터미널이라 조금만 걸으면 된다.
걸어서 버스정류장에 가니 버스가 와있다. 아니 거기서 출발인듯 사람들이 타있다.
번호는 있었지만 대충 앉았다. 3-2좌석인 인도 버스는 좌석사이가 다소 좁다. 그래도 둘이 가면 되니까 이번엔 6시간 코스다. 이제 이정도 쯤이야 라며 최근에 다녔던 길이 워낙에 좋아 걱정을 덜했는데 왠일인가 오늘길은 라자스탄 특유의 사막같은 길에 살짝 포장된 길이다. 아저씨는 노래하듯 클락션을 울리고 길은 울퉁 불퉁 그야말로 서커스단 버스 마냥 통통 튄다. 다행히 엉덩이는 덜아프다. 그렇지만 허리가 안아플 수는 없다.
사람들은 오르락 내리락 타고 내리고를 수십번을 한다. 밤잠 설친 나도 버스에 타면 바로 자는 얼룩말도 이젠 이런 버스 안에서도 잘잔다.
자다 깨다를 무수히 반복하다가 하늘이 흐리고 바람 불더니 비다 온다. 오랜만의 비다. 조드푸르에 내릴때쯤 비는 그쳐있었다.
인도버스 짐칸에 둔 우리 가방은 먼지구덩이가 되어있다. ㅠㅠ
오토릭샤 아저씨와 흥정을 하고 (우린 인도에서 살짝 호구마냥 다른 사람들보다 많이 깍기가 어렵다) 릭샤를 타고 클락 타워 근처의 고팔 게스트 하우스로 향했다.
왠일인지 아저씨가 클락타워 근처의 시장 앞에 그냥 세우더니 걸어서 가란다. 저런 조금주는 것도 아닌데 참나
내려서 맵스미를 따라 숙소를 향해 걷는다. 이곳에도 간혹 한국 사람임을 눈치챈 분들은 한국말로 말을 걸어온다.
고팔을 찾아서 올라가니 아저씨가 새로 수리한 방을 프로모션가로 우리가 예약한 가격으로 주신단다. 우와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채광이 괜찮은 방으로 안내를 받아서 갔다.
진짜로 화장실이랑 방을 새로 만들었다.
그리고 이집은 한식이 있다. 푸하하하
채색동네 푸쉬카르의 한이라도 풀듯 라면과 볶음밥을 시켜서 뚝딱 맛나게 먹었다.
점심을 먹고 메헤랑가드가 가까운동네라 살짝 올라가 보기로 한다.
블루시티라는 닉네임답게 길에는 파란색을 칠한 벽들이 제법보인다.


김종욱 찾기의 장면이 생각날듯 말듯하다.
꼭대기에 오르니 조드푸르의 전망이 한눈에 보인다. 높은 건물이 없어서 또 메헤랑 가드가 한눈에 보이기도 한다.
들어가는건 내일가기로 하고 시장쪽으로 내려가 본다. 동네 아이들이 크리켓을 하며 논다. 어떤 친구들이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한다. 사진을 찍어주고 보여주고 내려와 찜해둔 카페를 찾아서 가본다.
차를 한잔 시키고 와이파이와 연결해 본다. 반가운 소식이 와있다.
간혹 한국에서 사진과 함께 아이들의 안부가 전해지면 그게 참 반갑다.
궁금했던 소식을 전해듣고 다시 길로 나선다. 버스에서 잤어도 불편하게 자서 잠시 쉬러 숙소에 가니 해가 질 시간이다. 이집의 또다른 매력은 옥상뷰이다. 식당을 같이 하고 있는 옥상에는 메헤랑 가드가 가득 보이고 그 옆으로 해가 넘어가는 것이 잘 보인다. 구름 사이의 해넘이를 구경하고 오래 걸리는 백숙을 시켜봤다. 그리 비싸지도 않고 (현지 물가 치고는 비싸긴 하지만) 추운 날씨에 먹고 싶었다.


오늘 와이파이가 안된다고 해서 책을 읽고는 시간 맞추어 올라가니 맛있는 백숙이 준비되어있다.
약재도 없고 찹쌀도 아니지만 내가 좋아하는 감자와 통마늘이 듬뿍들어간 백숙이 따뜻하게 준비되었다. 양배추로 만들었지만 식감 말고는 모든것이 완벽한 김치와 함께 둘이서 맛있다를 외치며 엄청난 양의 백숙을 뜯었다.

맛있게 저녁을 먹었다. 진심 배가 너무 불렀다.
내일은 쉬엄 쉬엄 조드푸르를 돌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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