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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부스럭 소리가 나길래 봤더니
숙소 방안에 쥐가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리 놀랄만한 일은 아니었다.
그래 뭐 인도니까.
엄지 손가락 두 마디 만한 조그마한 쥐라서
앙증맞게 보이기도 했다.
문을 열고 쫒아낸 뒤에 강가로 향했다.
오늘도 크게 할 일 없이 가트 주변을 산책했다.
메인 가트에서 아씨 가트까지 걸어갔다가
가트 밖으로 나가서 오픈 핸드 카페에서 커피를 마셨다.
날씨가 영 안 좋지만 마지막 날이니 보트를 한 번 타보기로 했다.
한국인 사이에서 유명한 철수네 보트에 물어보니 4시 30분에 기다리라고 해서 그 앞에서 책을 한 시간 정도 읽으며 기다렸다.
시간이 가까워지자 점차 한국 사람들이 보트 주변으로 모이더니 11명 정도가 철수네 보트에 올랐다.
배를 저어 반대편 모래톱으로 가니
희뿌연 하늘 사이로 해가 밝게 빛나고 있었다.
그래도 오늘은 날씨가 좋은 편이라 다행이었다.
반대편에서 보는 가트의 모습도 아름다웠다.
철수씨는 능숙한 한국어로
바라나씨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해주었다.
바루다와 아씨의 합성어인 바라나시.
아씨는 80이라는 뜻이 있는데 총 가트의 개수가 80개다. 각각의 가트 이름은 왕이나 신의 이름을 본딴 것이다.
시바신과 강가가 만나는 곳의 신성한 땅에서 윤회의 굴레를 벗어나 진정한 천국으로 가보 싶어하는 인도인들의 염원들이 모여서 지금의 가트를 이루었다.
신분의 높낮이와 상관없이 어느 인도인이나 바라나시에서 죽기를 소망한다.
어떤 이들에게는 너무나 가혹한 것이 세상이다.
신 밖에는 손을 내밀 수 없는 이들에게 이 끔찍한 윤회의 사슬을 끊을 수 있다는 것을 얼마나 달콤한 유혹이었을지.
오늘따라 거리의 빈민들의 삶의 무게가 더욱 무겁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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