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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세계여행 D+204 "ABC 트레킹 6일차"

4번얼룩말 2019. 12. 23. 17:58

루트 : 뱀부 - 시누와 - 촘롱

 

원래는 ABC 이후 마르디 히말을 가려고 했다.

그러나 ABC만 다녀오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체력이 힘들었다.

한편으로 아쉬웠는데

아직까지 결정을 내리지 못해서

오늘 촘롱까지 가보고 결정해보자는 생각이었다.

 

뱀부에서 시누와를 거쳐 촘롬을 올라가는 구간은

정말 악명이 높다.

끝이 없는 오르막 길에 몸과 마음이 지쳐왔다.

속에서는 욕이 절로 나왔다.

 

데우랄리에서 만났던 아저씨가

촘롱 주민들의 반발로 생겨난 루트라고 해준 이야기가 자꾸 떠올랐다.

어깨가 자꾸만 아파왔고

벌써 6일 째 산행이라 허벅지며, 종아리며 안 아픈 곳이 없었다.

 

그래도 이를 악물고 한 걸음 한 걸음 정진했다.

촘롱이 보이기 시작하자

저 멀리 German bekery에서 민하 씨와 독일인 노부부가 함께 손을 흔들어 주고 계셨다.

 

반가운 얼굴들과 재회다.

특히 독일인 아주머니는 내가 ABC 오를 때 힘들어하신 것을 보고

걱정을 많이 해주셨다고 한다. 고마웠다.

 

우리의 일정도 잊은 채 한참을 수다를 떨다가

결국 계획에도 없던 촘롱에서 하루를 더 묶기로 했다.

오전까지만 해도 맑았던 하늘에 잔뜩 먹구름이 낀다.

 

뷰가 좋은 촘롱에서 잔뜩 먹구름만 구경해서 아쉽지만

구름낀 모습도 운치 있게 느껴진다.

아마도 우리가 하산 길이라서 마음의 여유가 생겨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저녁은 다시 German Bakery로 갔다.

그곳은 무엇보다 가격이 참 저렴하다.

다른 곳의 절반 가격 정도다.

게다가 맛도 훌륭하다. 

김치찌개와 김치 볶음밥을 정말 맛있게 먹었다.

 

민하 씨가 마르디 히말로 같이 가자고 설득했지만

우리는 체력을 보고 내일 답해주겠다는 애매한 말로 마무리했다.

그런 젊음이, 용기가 부러웠다.

 

함께 여행하면 무엇보다 안전하게 여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누구 하나 탈이 나면 안 되기 때문이다.

내일은 맑기를 기도하며 촘롱에서의 하루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