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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7시 포카라에 도착했다.

지난 16시간의 버스는 정말 고행이었다.

임팔-실롱은 오르막 구간이라 힘들었는데

이곳은 평지인데도 너무 몸이 힘들었다.

 

숙소 앞에 네팔 분이 운영하는 한식당이 있길래

라면과 김치볶음밥을 먹었으나

맛은 영 실망이었다.

 

숙소에 도착하니 한국어가 능숙한 네팔분이 계셨다.

트레킹에 관해 이것저것 물어보다가

장시간 버스로 지친 몸을 침대에 눕히고

짤막한 단잠을 잤다.

 

포카라에 도착하자 마자 흐리고 춥더니

이내 곧 비가 온다.

숙소 주인 분 말로는 일요일까지 비가 오고

그 이후에는 아주 맑은 날씨가 될 것이라고 해서 

월요일을 트레킹 날짜로 점찍어 두었다.

 

숙소에서 쉬다가 메뚜기 선생님 쨍쨍을 만났다.

오래된 여행자답게 여유와 카리스마가 넘치셨다.

진정 자유로워 보였다. 

계획을 세우지 않고, 남들의 루트를 따르지 않는 스타일은

그만큼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가능해 보였다.

 

나와는 처음 만난 사이지만 

여행이라는 공통주제는 서로 간의 벽을 금세 허물어 주었다.

맛있는 저녁도 얻어먹고, 한참 동안 차를 마시며 수다를 떨었다.

우리는 다즐링에서 사 온 차를 선물로 드렸다.

 

헤어질 때까지 꽤 오랫동안 부슬비가 내린다.

습기로 가득차서 축축한 침대 시트에 누워서

포카라의 첫 날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