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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세계여행 D+193 "다즐링 1일 투어"

4번얼룩말 2019. 12. 11. 20:41

새벽 4시.

옷을 있는 대로 잔뜩 껴입고서

일출을 보기 위해 방을 나왔다.

 

호텔에서 예약해서 시간 되면 기다리고 있을 줄 알았더니

우리가 나간다고 하니 그제야 전화를 걸어 차량을 부른다.

10분 정도 기다리라고 한다.

 

기다리는 사이

미얀마부터  여러 번 동행했던 병호씨가 도착해서 함께 타이거 힐로 출발했다.

지프차를 타고 30분 정도 달렸을까

수많은 지프차들로 도로가 혼잡해서 전망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걸어 올라갔다.

 

어둠이 짙은 새벽하늘엔 별이 그득했다.

관광객들이 꽤 이른 새벽에도 많이 있었고

커피를 파는 상인과 모자며, 장갑 등 방한 용품을 파는 상인들도 있었다.

전망대는 사실 전망대라고 하기도 민망한 버려진 콘크리트 건물이었다.

짓다가 말은 노출 콘크리트에 앉아있으면

오른편으로 붉은 태양이 서서히 떠오르고

왼편에는 그 빛을 받은 칸첸중가의 빛이 서서히 바뀐다.

 

이제 며칠 후면 저 너머의 설산을 보러 네팔로 향한다.

이렇게 멀리서 봐도 뭉클한 감동이 오는데

가까이서 보는 히말라야는 얼마나 더 감동일까 생각한다.

 

타이거 힐에서 내려오니 좁은 도로는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해있었다.

타이거 힐을 일찍 온다고 꼭 좋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늦게 온 차량들이 다 빠져나갈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

 

그다음엔 일본 절을 방문했는데 왜 투어에 끼워 넣는지 모를 정도로 시시하다. 

게다가 추운 날씨에 신발까지 벗고 올라가기 싫어서 대충 둘러보고 왔다. 

 

숙소에 다시 도착해서 병호씨와 헤어지고

우리는 아침을 먹고 와서 다시 투어를 나갔다.

동물원과 히말라야 박물관, 다즐링 차 재배지, 케이블카 타기.

사실 일출을 제외하고 나머지 투어들은 시시한 편이었다.

 

차라리 일출만 보고 시내를 걷는 것이 조금 더 나았겠다.

아니면 일정이 넉넉하면 트레킹도 괜찮아 보였다.

어디를 가나 투어는 실망하는 법이 꽤 많다.

그래도 다즐링 차를 시음해보니 맛이 괜찮아서 하나 구입했다. 

 

오후 3시쯤 돌아와서 시내를 이리저리 구경을 했다.

좁은 골목길 사이의 시장 구경을 하다가

다즐링의 명동이라고 불리는 초우라스타 광장까지 걸었다.

그곳은 차량 진입이 제한되어서 걷기에 좋았다.

 

어제 보다 흐린 날씨 탓에 일몰을 보는 것은 어렵겠다 싶었다.

추운 곳이라 두꺼운 옷을 판매하는 곳은 많았지만

예쁜 등산 재킷을 파는 곳은 없었다. 

한 곳에서 가격도 2500 루피 정도로 적당한 재킷을 보다가

짐이 될까 싶어서 내려놓았다.

안나푸르나 트레킹 이후 활용도가 떨어질 것 같은 생각에 지갑을 여는 것이 망설여진다.

 

며칠간 미열이 계속된다.

아픈 정도는 아니지만 계속 신경이 쓰인다.

옷을 잔뜩 껴입고서 일찍 잠자리에 든다.

내일은 늦잠을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