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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오후 3시 30분에 출발한 버스는 오전 7시가 되어서야 도착했다.

버스가 하차한 지점에서 툭툭을 타고 지프 승합자가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50루피를 부른 것으로 봐서는 걸어도 될 법한 거리 같았다.

 

우리가 툭툭에서 내리기도 전에 

우리의 짐은 어느새 다즐링 지프차에 실려져 있었다.

혹시라도 바가지를 쓸까 싶어

얼마냐고 물어봤더니 1인 150루피란다.

그 정도면 적당하다 싶었다.

 

운전기사까지 13명을 꽉채운 지프차는 

구불대는 산길을 곡예운전 하듯 S자를 그리며 올라갔다.

2시간 30분 정도의 코스인데 길은 좁고 차량은 많다.

저 멀리 칸첸중가의 설산이 위엄을 드러낸다.

보는 내내 감탄을 하며 올라온다.

 

실롱을 떠나 20시간을 넘게 달려 다즐링에 

도착한 첫 느낌은

일단 매우 춥다는 것

그리고 역시나 이곳도 인도구나

정신이 하나도 없다.

사람들과 차량들이 뒤범벅 되어서

시끄럽고 복잡하다.

 

나는 아무리 좋은 풍경이 있어도

복잡하고 시끄러우면 감흥이 떨어진다.

그런 면에서 다즐링은 참 아쉽다.

 

지프 정류장 근처에 내려

가까운 곳에 숙소를 잡았다.

비싸도 너무 비싼 다즐링의 숙소

숙소에 비해 허름한 시설

그러나 설산을 바라 볼 수 있는 작은 테라스와

따뜻한 물이 나온다는 것 자체에 감사했다.

 

지난 일주일간 (임팔에서 실리구리까지)

식사를 제대로 못한 우리는

이곳에서는 제대로 된 식사를 할 수 있겠다는 마음에 들떴다.

한 식당에서 과욕을 부려서 음식 4개를 시켰고

그 중 하나는 손도 못댄채 배가 불러서 남기고 나왔다.

평소 같았으면 다 먹었을 텐데

메뚜기가 인도와서 고생하는지 먹는 양이 확 줄었다.

 

다즐링은 차량만 조금 없다면 참 좋을 도시 같다. 

시장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괜찮은 아웃도어가 2500루피 (약 5만원)이라서 살까 하다가

짐이 늘어나는 게 싫어서 포기했다.

네팔에서 빌려야 하나 사야하나 고민이다. 

 

다즐링 기차역으로 가니 왼편에는

구름에 가려진 석양이 물들고 있었고

오른편엔 햇빛에 반사된 칸첸중가 설산이 황금 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반가운 한국인이 보였다. 

미얀마부터 다즐링까지 벌써 5번째 마주치는 중이다.

이것도 참 신기한 인연이다.

내일 함께 일출을 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