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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잠자리에 들어서 자정 무렵에 잠시 깼다.
마침 화장실도 가보고 싶고,
하늘은 얼마나 눈부실까 궁금하기도 했다.
찬바람이 옷 속을 파고드는 새벽
하늘의 별은 더할 나위 없이 반짝거렸다.
넋을 잃고 한참 동안이나 바라봤다.
공기 나쁜 도시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북두칠성이
쉽게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너무나 많은 별들이 찬란하게 빛났다.
이런 광경을 볼 수 있음에 감사한 순간이다.
새벽 6시가 되어서 세수할 겸 밖으로 나온다.
고양이가 안에만 갇혀있어서 답답했는지
문을 연 사이에 잽싸게 나가버렸다.
저 멀리 안개와 함께 올라오는 태양이 포근하게 느껴진다.
하루만 머리를 안 감아도 봉두난발이라서
간단히 물로만 세수하고 머리를 감았다.
아침과 함께 따뜻한 차를 마신다.
추운 곳에서 느껴지는 이 작은 온기가 너무나 소중하다.
숙소를 제공해준 곳의 쌍둥이 아이들 꾸꾸와 니니에게
선물로 볼펜 한 자루씩 쥐어주고 길을 나섰다.
아직 안개가 자욱한 틈으로 빛이 찬란하게 들어온다.
몽환적인 분위기에 취해 사진을 연신 찍어대서
자꾸만 걸음이 늦어진다.
그 빛을 담고 싶다.
그 빛을 닮고 싶다.
안개는 서서히 걷히고
햇살을 더욱 강렬하게 내리쬔다..
목덜미가 따가울 만큼.
어제 보다 날씨도 덥고, 길도 가파른 구간이 많은 데다가
살짝 더 빠른 속도로 걸은 것 같다.
새끼발가락에 물집이 잡혀 조금 욱신거렸다.
점심을 먹고 나서 작은 배를 타고 인레호수를 건넌다.
맑은 하늘과 병풍 같이 늘어진 산을 바라보면서 배를 저어 간다.
작은 배가 고요하고 맑은 인레 호수의 물살을 천천히 밀어내면서
작은 물결이 생긴다.
그 물결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니
호수 표면에 무지개가 피어난다.
그 모습을 보니 입가에 은은한 미소가 지어진다.
배에서 내려 10분 거리에 위치한 숙소로 가서
체크인을 해달라고 했더니 예약이 없다고 한다.
우리 짐은 이미 와있는데?
알고 보니 11월 27일로 예약해야 하는데
12월 27일로 잘못 보고 예약한 것이다.
우리가 예약한 것은 스탠더드 룸이었는데
오늘은 수페리어 더불 룸 하나 남았고
내일은 패밀리 룸으로 옮겨야 한단다.
대신 가격은 수페리어 룸 2박 가격으로 해주겠다고 하신다.
우리 실수니 어쩌겠냐.
하지만 방이 넓고 쾌적하고
6$ 정도의 추가 비용만 더 내면 더 넓은 패밀리 룸에서도 잘 수 있으니
오히려 잘되었다 싶었다.
며칠 동안 못한 빨래를 맡기고 나서
가까운 딤섬 집에 갔는데
지금까지 먹어본 딤섬 집 중 제일 맛있었다.
6종류의 딤섬과 볶음밥까지 먹고 나니 배가 부르다.
2일간 고단하지만 행복했던 껄로 트레킹을 추억하며
낭쉐에서는 천천히 쉬다 가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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