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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이 크라통 축제의 둘째 날로 풍등(콤라이)을 띄워 보내는 이펭 축제가 열리는 날이다.
태국에서의 마지막 밤이기도 하다.
숙소 근처 카페에서 브런치를 먹으면서 미얀마와 이후 나라들에 대한 루트를 점검했다.
인도, 네팔, 스리랑카를 모두 가려니 인도를 여러 번 거쳐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긴다.
가장 우선은 히말라야 트레킹이고 나머지는 끼워 맞추는 식이다.
마지막으로 태국의 마사지를 받고 싶어서
유명하다는 마사지 샵을 찾아갔으나 예약이 끝났다고 한다.
아쉬운 대로 다소 비싸긴 해도 맹인 마사지샵을 찾아갔지만
그곳도 5시 반까지는 예약이 꽉 차 있다고 한다.
축제 기간이라 사람들이 몰리나보다.
블루 누들 근처의 마사지 샵에 들려서
어깨가 아프니 어깨 중심으로 해달라고 했다.
며칠간 어깨가 아파 팔을 들기도 힘들 정도였다.
아픈 부위를 중심으로 해주시긴 하는데
팔꿈치로 있는 힘껏 눌러서 뼈가 두두둑 하는 소리가 났다.
1시간 동안 신음을 토해내며 아픈 것을 참았다.
아프기도 하지만 시원하기도 했다.
마사지를 받고 나니 팔이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다.
저녁으로 블루 누들 국수를 먹고 나서
타패 게이트에서 풍등 축제가 열리는 나와라 다리까지 걸었다.
아침만 하더라도 콤라이라고 부르는 풍등을 많이 팔았는데
그새 다 팔린 것인지 잘 찾기가 힘들었다.
그래도 다리 근처 가면 있겠지 하고 걸어갔다.
이미 사람들이 풍등을 날리고 있었고
하늘은 수 백개의 풍등으로 붉게 물들고 있었다.
다리 근처는 발 디딜 틈 없이 너무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옴짝달싹 못하는 가운데에서
다른 사람 풍등 날리는 것을 구경하고, 때론 도와주기도 하고 사진도 찍어줬다.
어떤 풍등은 나뭇가지에 걸리거나 전선줄에 걸리거나 강물 위로 떨어졌다.
만일 신이 관대하다면 날아오르지 못한 풍등의 소망들도 기꺼이 들어주리라.
이왕 관대하신 김에 풍등을 사서 날리지는 못했으나, 같이 즐긴 우리에게도
무사 귀환이라는 소박한 소망 하나쯤은 들어줬으면 좋겠다.
다리를 지나는 행인들 중에는 빠이의 한식당에서 마주쳤던 아저씨와
빠이에서 치앙마이를 올 때 힘겨루기 했던 서양인 아저씨도 보였다.
인연도 악연도 이 곳에서 하나가 되어 축제를 즐겼다.
내일 일찌감치 태국을 떠나야 하므로
아쉬움을 뒤로하고 숙소로 돌아간다.
숙소까지 이어지는 발걸음 뒤에도
하늘을 수놓은 풍등들이 높이 날아오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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