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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타운에는 전직 수감자들이 일하는 마사지 샵들이 있다.
1년 이내의 형기를 가진 여자 모범수들을 대상으로 마사지 교육을 실시하는데
일반적으로 마사지 전문 자격증을 따기 위해 요구되는 시간보다
2~3배를 더 연습한다고 해서 실력이 괜찮다는 평이 있다.
여러 곳이 있는데 우리는 Woman's massage로 갔다.
처음에 발을 씻겨주시고 안에 들어가면
탈의실이 따로 없어서 좁은 창고 같은 곳에서 옷을 갈아입는다.
곧이어 마사지사 분들이 마사지를 해주신다.
우리가 배웠던 것도 있고, 다른 부분도 있어서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었다.
손도 작으신 마사지사분이
힘이 어찌나 세었는지 살짝 아플 정도였다.
특히 종아리 뒤쪽 근육은 살짝만 눌러도 아픈데
온 힘을 다해 마사지를 해주는 바람에
침묵의 비명을 질러댔다.
이렇게 아프면 살살해달라고 말해야 하나
조금 더 참아야 하나 생각이 들 정도였다.
마사지가 끝나고 나서 몇 분간은 제대로 걷지 못할 정도였다.
내 종아리가 문제가 있는 건지
조금만 건드려도 아팠다.
그래도 조금 걷다 보니 통증은 사라지고
발이 한결 가벼워졌다.
로컬 맛집으로 유명한 블루 누들에서 갈비를 먹고
공원을 갈까 하다가
이 더운 날씨에 공원 가는 것은 아닌 것 같아 커피숍을 찾았다.
작고 예쁜 커피숍들은 더위를 피해 들어온 손님들로
거의 자리가 없었다.
타페 게이트 앞의 커피 클럽에서 커피를 마시고 숙소로 돌아왔다.
날씨가 더워서 그런 것인지, 마사지를 받아 그런 것인지
미열이 살짝 났다.
잠시 누웠다가 근처 식당에서 팟타이를 먹었다.
10일간의 숙소도 오늘이 마지막이다.
매일 퀴즈 프로그램을 즐겨보시던 숙소 할아버지
언제나 맛있는 조식을 챙겨주고, 깔끔하게 청소해주시던 딸.
열흘 동안 한 번도 반가운 표정을 짓지 않던 시크한 개 레오.
그래도 3일 이후는 짖지 않아서 그것만으로도 좋았다.
문득 이 사소한 일상이 언젠가 그리워질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치앙마이 올드타운 남쪽으로는 아마 다시는 올 일이 없을 것 같아서
그래서 더욱 그리워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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