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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창 밖으로 난 전기줄 5개가 오선지 같다.

그 위로 다람쥐가 음표를 만들며 지나간다.

내 여행은 어떤 음악으로 표현될 수 있을까

 

서서히 떠오르는 태양과 더 없이 맑은 하늘을 보며

평온한 아침을 시작한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 이유로 치앙마이를 좋아하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치앙마이의 하늘이 참 좋다.

계속 바라보고 싶은 풍경이다.

 

새로 산 모자를 걸치고 올드타운을 슬슬 걷다가 

문득 내 옷차림을 보니

한국에서 한 번도 좋아하지 않았던 것들이다.

헐렁한 옷, 플랫 슈즈, 발목 양말, 페도라.

 

항상 청바지에 티셔츠 .

별 꾸밈없는 무채색으로 살아오다가 

맘에 드는 바지를 발견했을 뿐이고

그에 맞게 상의와 신발과 모자를 구입했다.

 

사소하지만

여행은 내가 미처 용기낼 수 없던 부분을

쉽게 용기내게 해준다.

 

하루 하루가 똑같은 일상에선

변화를 준다는 것도 

때론 귀찮고, 번거로운 일이 되어버리니 

그저 관성대로 살게 되기 마련이다.

 

황금빛 코끼리 상이 있는 프라싱 사원을 잠시 구경하고 

로컬 식당에서 숯불돼지고기를 먹었다.

성북동 돼지불백이 그리워 지는 맛이다. 

 

카페에서 다음 일정을 다듬는다.

다음 주 빠이를 가려다가 치앙라이를 먼저 가기로 했다.

라오스는 건너뛰고 빠이 - 매홍손을 거쳐 미얀마로 가는 편이

효율적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