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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 12시에 출발한다고 해서 기다렸지만
다른 사람들이 꾸물럭 대는 바람에 30분이 늦어졌다.
차에 타자마자 저절로 눈이 감겼다.
다른 곳에서 서너 명을 더 태우고 나서 블루 파이어를 보기 위해 출발했다,
입구 앞에서 차량이 멈추더니
한 사람당 5,000 IDR를 내야 한다고 했다.
이미 다 포함되었다고 들었는데 뭔 소린가 하려다가
다른 사람들도 다 내고, 2명 합해봤자 850원인데 그것 가지고 실랑이하고 싶지 않았다.
차에서 내리면 방한 용품 대여해주는 사람들이 있다.
어제 브로모 에서의 추위를 경험한 우리는 더욱 중무장을 해서 왔으나
브로모보다 몇 배는 힘든 이젠 화산은 몇 분 걷기도 전에 땀이 났다.
결국 멈춰서 다 벗고 반팔 티셔츠로 올라갔다.
이젠 화산 가는 길은 힘들다.
주변에서 고짹이라 불리는 인력거 택시를 타라는 말이 너무도 유혹적이었다.
한참을 올라가서 다시 한참을 내려가는데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고
길은 가팔라서 빠르게 갈 수도 없는 데다가 사람들이 너무도 너무도 많았다.
분명 새벽 4시에 블루 파이어 종료된다고 했는데
4시가 다 되도록 아직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블루 파이어가 가까워질수록 유황냄새가 코를 찔렀다.
나눠준 마스크를 착용하며 호흡을 고르며 이동했다.
원래 이렇게 사람이 많은 건지
정부기관 행사로 단체로 와서 이런 건지
무겁게 들고간 삼각대를 펼 공간도 없어서 멀리서 지켜봤다.
유황가스가 산소와 만나서 파란 불빛을 내는 블루 파이어는
영화에서나 볼법한 신비한 광경이었다.
경이로운 자연과 유황을 힘겹게 채취하며 살아가는 대조적인 풍경들.
유황 채취하는 사람들이 보다 적절한 가격을 받고 일을 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품어본다.
다시 험난한 길을 따라 올라가서 아침 일출을 본다.
구름이 잔뜩 낀 바람에 어제 브로모 일출 보다는 못하다.
하지만 이젠 화산을 둘러싼 풍경과 그 아래 옥색으로 빛나는 칼데라 호수는 너무나 환상적이다.
계속 보아도 질리지 않을 것 같은 풍경이다.
떠나는 발걸음이 너무도 아쉽기에 연신 같은 사진을 계속 담아본다.
자연에서 마주하는 벅찬 감동을 이틀 연속 느끼고 있다.
이젠 화산에서 내려와 숙소에 도착해 아침을 먹었다.
한 시간 정도 쉰 다음에 다시 발리를 가기 위해 짐을 꾸렸다.
이젠 화산에서 발리는 멀지 않다.
배를 타고 1시간 정도 간다기에 나는 정말 배로 갈아타는 줄 알았는데
관광객을 가득 싫은 비좁고 더러운 버스를 탄 채로 배로 들어갔다.
여기가 너구리 굴인가 싶을 정도로 차에서 담배를 피워댔다.
다행히 배에서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기에
올라가서 에어컨 나오는 곳에서 쉬다가
다시 그 버스에 올라 덴파사로 향했다.
두 시간 정도 달렸을까 덴파사에 도착해서
우리는 우붓을 가야 하기에 택시를 불렀다.
우붓까지 200,000 IDR라고 했다.
비싼 느낌인데, 푸껫의 카론처럼 별 다른 대안이 없다.
지역 경제를 위해 우버나 그랩을 이용하지 말아 달라는 호소문도 곳곳에 눈에 띈다.
족자카르타에서부터 며칠간 강행군을 했던 우리를 위해 편하게 택시를 탔다.
우붓의 길거리는 정말 많은 식당과 기념품 가게로 즐비하다.
힌두교 사원의 모습을 한 숙소들과 식당들도 많았다.
과거 인도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정착했다고 들었다.
우리는 숙소로 들어와서
너무나 넓고 시설이 좋은 데다가 저렴하기까지 해서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우붓은 숙소가 매우 저렴하고 시설이 좋다. 다른 음식 값은 비싼 편이다.
저녁을 먹고 마사지가 저렴해서 발마시지를 받아봤는데
애기들이 조물조물해주는 듯한 느낌이다.
마사지는 태국에서만 받는 걸로.
베트남부터 인도네시아까지 내 계획의 1단계 마침표를 찍은 셈이다.
이곳에서 충분히 휴식과 재정비를 하고 치앙마이를 거쳐 히말라야로 갈 생각이다.
우붓에서의 일정이 젤라토처럼 달콤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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