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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른 일정을 잡지 않은 하루여서 조금 늦게까지 여유를 부렸다.
아침에 일어나 숙소 루프탑에서 앉아 소박한 아침을 먹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이곳의 루프탑은 맘에 든다.
좀블랑 동굴을 가볼까 생각했지만 며칠간 지출이 큰 관계로
조금 아끼고 시내구경이나 할까 했다.
시내의 짧은 거리를 저렴한 가격에 태워다 주는 교통수단으로는
자전거로 된 베짝과 오토바이로 된 벤또르 , 마차가 끄는 안동이 있다.
베짝이나 안동은 우리 둘을 태우기에는 사람이나 말이 너무 힘들어 보여서 벤또르를 선택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환경오염이 덜한 베짝을 탈 것을 그랬다.
동물의 노동을 원치 않는 나에게 안동은 당연 제외다.
아저씨가 힘들어 보이면 두개로 나눠 타던가 돈을 더 드리는 편이 나을 것 같다.
벤또르를 타고 따만 사리로 갔다. 왕의 별궁으로 왕비와 후궁들의 목욕탕으로 쓰였던 곳이다.
왕은 그 모습을 저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며 맘에 드는 후궁이 있으면 꽃을 던졌다고 한다.
현지인들이 주말을 맞아 멋지게 차려입고 여기저기 사진을 찍는 모습들이 보였다.
따만 사리 자체는 그저 그랬으나 뒷길로 이어지는 골목에 바틱 염색으로 만들어진
화려한 티셔츠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골목길이 하나의 예술촌 같았다.
무채색 계열만 입고 살다보니
어쩌다 화려하고 강렬한 색감의 티셔츠를 보면 한 번 입어보고 싶다는 충동이 들지만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영 어색해서 내려놓고 만다.
어린 시절에 다양한 색깔에 옷을 입어봐야 한다는 말에 동의한다.
어차피 나이 들면 모든 선택이 보수적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따만 사리를 보고 나서 점심을 먹고 별로 할 일이 없어서 오후에는 피너스 팽거를 가보기로 했다.
피너스 팽거는 근처 여행사에서 차를 빌려 가보기로 했다.
왕복 2시간 거리이고 5시간 빌리는데 300,000 IDR 준 것 같다.
피너스 팽거 입장료는 3,000 IDR으로 저렴한 편이며
가장 유명한 손바닥 사진을 찍으려면 2,000 IDR을 내야 한다.
합쳐봐야 500원도 안 하는 가격이므로 부담 없이 올라갔다.
주말에 노을 지는 시간이라 사람들이 많았다.
손바닥 사진은 어찌어찌 찍었지만
다른 조형물들은 기다리다 지쳤어요. 땡벌.
그냥 몇 컷 대충 찍고 석양 보는 것에 만족하고 내려왔다.
족자카르타는 짧게 머물러서 조금 아쉬웠다.
워낙 투어 가격이 비싼 것도 한 몫했다.
다음에 다시 올 기회가 생기면 꼭 다시 머물고 싶은 두 번째 도시다. (첫 번째는 코타키나발루)
저녁을 간단히 먹고 내일부터 2박 3일간
브로모 화산 - 이젠 화산 투어를 마치고 발리로 넘어간다.
요 며칠간 뭘 봐도 감흥이 덜했는데 화산 투어를 앞두고 설렘이 다시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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