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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 40분 아직 적막만 가득한 어둠 속을 걷는다. 지난밤을 거의 뜬 눈으로 지새다시피 했던 우리는 숙소가 답답해 일찌감치 호안끼엠을 향해 길을 나선다.
5시 15분 일출인데
구름도 많고 높은 빌딩 숲에 가려 보이진 않을 것 같다.
새벽 5시의 베트남은 조용하고도 바쁘게 움직인다.
밤을 새운 듯한 외국인들.
일찍 아침을 먹는 사람들.
그 보다 더 일찍 나와 아침식사를 준비하는 사람들. 과일 파는 사람들.
가볍게 몸을 푸는 사람들.
관광객을 태우려는 인력거. 오토바이. 택시 기사들.
그 사람들의 열기는 빠져나가지 못하고 내 몸에 밀착된다. 가만히 있어도 숨이 가빠지는 하노이의 더위.
오전 부터 벌써 이럴진대 저녁 6시 30분 퐁냐케방 가는 버스를 타기 전까지 별다른 일정이 없는 하루를 어찌 보낼지 걱정이다.
하노이 투어도 예전에 왠만큼 했기 때문에 굳이 두 번을 하고 싶을 정도는 아니다.
어디어디에서 맛있다고 칭찬한 맛집을 다녀보았으나 오바마가 다녀갔다는 분짜집을 제외하고는 내가 느끼기에는 그렇게 맛있다고 평할 정도는 아니었다.
배터리 충전기를 사고. 당연히 짝퉁임이 틀림없는 노스페이스 가방도 하나 샀다.
체크 아웃 후 후텁지근한 날씨에 걸을 의욕도 체력도 없고 갈 곳도 없어진 우리는
배낭 여행객의 마지막 보루 맥도날드로 피신했다.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2시간 가량을 보내면서 다음 일정을 논의했다.
그럼에도 시간이 많이 남아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정말 시간 때우기를 했다.
장시간 이동을 하루에 몰아서 해버리면 몸에 무리가 올까봐 공백을 두었는데 되려 할 것 없이 시간 때우는 일이 되어버려 지루해졌다.
우리가 조금 더 뻔뻔했더라면 카페에서 커피 한 잔으로 몇 시간을 더 있거나 체크 아웃 후 로비에서 짐을 놔두고 저녁이 될 때까지 수다를 떨었을 것이다.
그정도 낯짝은 못되는 초보여행자들이라 더운 날씨에 이리저리 옮겨가며 눈치를 보느라 고생한 하루다.
앞으로의 여행에서도 수 많은 기다림이 기다리고 있다. 어찌 보면 여행의 절반 이상이 기다림이다. 기다림을 어떻게 잘 보내느냐에 따라 우리 여행의 밀도가 높아지지 않을까.
인내는 쓰다. 그리고 어떤 꽃이 피고 어떤 열매가 맺힐지 혹은 아무 것도 맺히지 못하고 시들어 버릴지도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인고의 시간이 없다면 그 무엇도 될리 만무 하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다.
5시 15분 일출인데
구름도 많고 높은 빌딩 숲에 가려 보이진 않을 것 같다.
새벽 5시의 베트남은 조용하고도 바쁘게 움직인다.
밤을 새운 듯한 외국인들.
일찍 아침을 먹는 사람들.
그 보다 더 일찍 나와 아침식사를 준비하는 사람들. 과일 파는 사람들.
가볍게 몸을 푸는 사람들.
관광객을 태우려는 인력거. 오토바이. 택시 기사들.
그 사람들의 열기는 빠져나가지 못하고 내 몸에 밀착된다. 가만히 있어도 숨이 가빠지는 하노이의 더위.
오전 부터 벌써 이럴진대 저녁 6시 30분 퐁냐케방 가는 버스를 타기 전까지 별다른 일정이 없는 하루를 어찌 보낼지 걱정이다.
하노이 투어도 예전에 왠만큼 했기 때문에 굳이 두 번을 하고 싶을 정도는 아니다.
어디어디에서 맛있다고 칭찬한 맛집을 다녀보았으나 오바마가 다녀갔다는 분짜집을 제외하고는 내가 느끼기에는 그렇게 맛있다고 평할 정도는 아니었다.
배터리 충전기를 사고. 당연히 짝퉁임이 틀림없는 노스페이스 가방도 하나 샀다.
체크 아웃 후 후텁지근한 날씨에 걸을 의욕도 체력도 없고 갈 곳도 없어진 우리는
배낭 여행객의 마지막 보루 맥도날드로 피신했다.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2시간 가량을 보내면서 다음 일정을 논의했다.
그럼에도 시간이 많이 남아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정말 시간 때우기를 했다.
장시간 이동을 하루에 몰아서 해버리면 몸에 무리가 올까봐 공백을 두었는데 되려 할 것 없이 시간 때우는 일이 되어버려 지루해졌다.
우리가 조금 더 뻔뻔했더라면 카페에서 커피 한 잔으로 몇 시간을 더 있거나 체크 아웃 후 로비에서 짐을 놔두고 저녁이 될 때까지 수다를 떨었을 것이다.
그정도 낯짝은 못되는 초보여행자들이라 더운 날씨에 이리저리 옮겨가며 눈치를 보느라 고생한 하루다.
앞으로의 여행에서도 수 많은 기다림이 기다리고 있다. 어찌 보면 여행의 절반 이상이 기다림이다. 기다림을 어떻게 잘 보내느냐에 따라 우리 여행의 밀도가 높아지지 않을까.
인내는 쓰다. 그리고 어떤 꽃이 피고 어떤 열매가 맺힐지 혹은 아무 것도 맺히지 못하고 시들어 버릴지도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인고의 시간이 없다면 그 무엇도 될리 만무 하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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