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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보고르 식물원에 가려고 길을 나섰다.

입장시간에 맞춰 가기 위해 7시부터 서둘렀다.

자카르타는 보행자 신호등이라도 있지만 보고르는 그조차 찾아보기 힘들다.

동남아를 4달째 여행하면서 길건너기 스킬은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생각했지만

여긴 꽤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바로 길 건너에 보타닉 가든이 보이는데 횡단보도도 없고

차량이 쌩쌩달리는 바람에

우리는 끼어들기를 하지 못해 서울에서 부산까지 직진했다는

어느 초보운전자 경험담처럼 무작정 앞으로 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 행인들이 건널 때 기회를 봐서 함께 건넜다.

연대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럴 때는 연대의 힘에 의지하는 수밖에.

 

아직 사람들이 많이 입장하지 않은 

고요하고 울창한 나무들 사이에서 소소하게 산책하는 것이 좋았다.

걷다가 카페에서 커피를 마셨다가 잠시 누웠다가 또 걷고를 반복했다.

워낙 넓기 때문에 계속 걷기에는 쉽게 지친다.

 

식물원 안에는 대통령이 살고 있는 궁이 있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살고 있는 대통령이라니 참으로 낭만적이었다.

하긴 우리나라도 청와대를 둘러싼 산들과 궁궐들이 있긴 하지.

 

대통령 궁 앞의 연못에 연꽃을 바라보고 있을 때쯤

웅성웅성 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사람들이 너도나도 핸드폰 카메라를 켜고 줄을 선다.

인도네시아 최초로 직선제로 당선된, 최초의 민간인 출신의 대통령 조코 위도도 께서 걸어오시고 계셨다.

친근하고 소탈한 모습에 인기 만점이다.

사람들의 표정에서 대통령을 향한 애정이 우러나오는 것 같다.

 

얼마전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보고르를 방문하고 그 앞의 쇼핑몰도 방문하셨다기에

우리도 그 쇼핑몰을 잠깐 가서 구경했다.

 

다시 목숨을 걸고 도로를 건너 밥을 먹고, 다시 도로를 건너 숙소로 왔다.

여전히 하나카드는 해외에서 하나카드 ATM에서만 인출이 안되었고

따만 사파리 가는 차량을 렌트하려고 했으나, 결제오류가 계속 떠서

그냥 가보기로 했다.

 

여튼 그것 때문에 머리를 계속 썼더니 피곤한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