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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노숙의 여파가 크다. 

밤새 자고 일어났는데도 졸리고 피곤하다.

창문 없는 숙소라 이대로 가면 마냥 누워 있을 것 같아 몸을 억지로 일으켰다.

아침 조식을 먹으러 1층에 내려갔다.

조식이라고 해봐야 별 것 없었다.

생선조림과 볶음밥 국종류가 있었는데

별로 손이 가지 않아서 오믈렛과 식빵, 주스로 간단히 때웠다. 

 

그랩을 타고 모나스 근처 국립박물관으로 가는데

방콕의 교통지옥은 저리가라 할 정도의 최악의 교통체증이다.

숙소 근처인 그랜드 인도네시아에서 직선거리로 얼마 되지도 않는 길을

그랩 기사분이 그나마 차량이 적은 곳으로 돌아 돌아서 30분이 넘게 걸렸다.

 

앙코르와트의 조각품들을 연상케 하는 많은 불상들이 우리를 맞이한다.

내부로 들어서면 인도네시아 생활상이나 전통의복이나 도자기 등이 있는데

말레이시아에서 봤던 것들이랑 거의 흡사했다.

 

박물관을 나와서 모나스로 갔다.

모나스 위의 전망대까지 갈까 하다가 스모그로 잔뜩 흐린 시내 구경을 하는 것에

흥미가 없어졌다.

잔디밭 사이 길로 갔다가 감비르 역으로 가서 보고르 역 가는 기차편을 알아보았다.

집 근처 지하철 역에서도 보고르를 가는데 가격을 비교해보고 가야겠다.

 

이슬람 사원도 가보고 싶었지만 교통체증에 공기도 안좋아서

쇼핑몰에 가서 밥을 먹고 구경하는 것으로 하루를 보냈다.

건물 하나를 들어갈 때마다 수 많은 차량과 사람들을 일일이 검사하는 것도

교통체증을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였으나

그렇게 철저히 검사해서 테러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까짓 귀찮음 쯤이야.

 

숙소로 돌아오니 다시 온몸이 피곤해졌다.

같은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에서는 맥주를 마시고 싶어도 자제했었는데

오늘은 먼지로 목도 답답하고 해서 맥주 한 캔을 마셨더니 바로 잠이 들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