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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타키나발루의 마지막 밤이다.
탄중아루 석양을 다시 한번 보고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근처 카페에서 인도네시아 여행 계획을 세우고
너무 뜨거운 햇볕일 때는 숙소에서 낮잠을 잠시 청했다.
오후 5시 설렁설렁 탄중아루로 걷기 시작했다.
저 멀리 먹구름이 밀려오는 것이 비가 올 것 같았지만
탄중아루 쪽은 맑았다.
한 시간을 걸어서 도착한 탄중아루.
여전히 인파가 많았고, 비눗방울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다.
하늘은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듯 먹구름이 가득했지만
석양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소망쯤은 들어준다는 듯
석양이 질 때까지 오래동안 비를 머금은 채 관대하게 기다려 주었다.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자 그제야 빗방울이 한 방울씩 후드득 떨어진다.
후회도 미련도 다 씻겨 내려가기를
그리움만 잔뜩 머금은 채 떠나가기를.
떠나기 전에 한 번 더 보고 갈 수 있어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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