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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아웃을 하고 나서

어제 맛있게 먹었던 식당이 문을 열었으면 아침을 먹으려고 했는데

너무 이른 시간이라 열지 않았다.

 

와이파이가 잘 안 잡혀서 직원에게 부탁해 그랩을 불러 

공항으로 갔다.

 

코타키나발루에서 산다칸까지 버스보다 비행기가 더 저렴하고

공항에서 산다칸 시내까지 2명의 버스비와 그랩 택시 가격이 같은 것은 여행자 입장에서 참 다행이다. 

 

아무리 금방 가는 비행이어도, 공항의 수속 절차에 따르려면

최소 1시간 30분은 기다려야 한다.

굉장히 작은 공항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커피도 마시다가

메뚜기는 산다칸을 기억하며 곰이 그려진 티셔츠 한 벌을 구입했다.

 

어제 내가 구입한 티셔츠는 벌써 뒷부분의 곰이 떨어지려고 한다.

매우 조악한 솜씨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40분의 비행 끝에 다시 코타키나발루의 숙소에 도착하니 반가웠다.

주인아주머니는 여전히 친절하고 환한 미소로 우리를 맞이해주시면서

바쁜 손놀림으로 구석구석을 청소하고 계셨다.

 

코타키나발루 외에는 말레이시아에 대한 큰 기대가 없었다.

코타키나발루 때문에 말레이시아 여행을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돌아보면 기대했던 코타키나발루 보다는

페낭과 카메론 하이랜드, 말라카, 쿠알라룸푸르, 셰필록이 좋았다.

그리고 다음에 여행할 기회가 또 주어진다면 말레이시아를 1순위에 꼽고 싶다.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에 비해 다소 비싸긴 하지만

여전히 가보고 깊은 곳이 남아 있다.

 

어제 못한 100일 기념 파티를

근처 한식당에서 삼겹살과 김치찌개를 먹으며 조졸하게 했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잘 버텨준 우리에게 주는 작은 선물인 셈이다.

 

여전히 아름다운 석양을 바라보며 망고스틴을 먹었다. 

달콤함과 신맛이 어우러지면서 입안에 침이 가득 고인다.

 

잠을 제대로 못 잤는지, 초 저녁부터 졸음이 밀려온다.

서둘러 숙소로 돌아가서

복잡한 한국 정치를 관망하다가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