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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들은 이야기다.
사람은 어느 환경이든 100일만 지나면 적응할 수 있다고 했다.
신병을 위로하려는 말이었겠지만
100일 잔치를 하고, 100일 기념일을 챙기는 것만 봐도 영 틀린 말은 아닌 듯싶다.
어느새 여행 100일이 되었다.
그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서로의 밑바닥의 감정까지
싹싹 털어 정말 날 것 그대로의 나의 내면과 메뚜기를 모습을 보았다.
인정하기 싫지만 부끄러웠던 모습들이 더러 있었고
한바탕 싸우고 한국으로 돌아가네 마네 했던 일들도 이젠 추억이다.
기다리는 시간까지 15시간이 넘었던 푸껫행 버스.
최악의 승차감을 자랑했던 달랏 - 무이네 길
하루에 10km 정도는 거뜬히 걸었던 카메론 하이랜드.
피피섬에서의 악몽까지.
100일 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시간이 정해져 있는 여정이기에
하루하루 시간이 가는 것이 아쉽다.
물론 메뚜기의 생각은 다르겠지만
이제 조금은 초보 티를 벗어난 것 같다.
아직도 어리숙하고 덜렁대며,
긴장할 때마다 불안과 짜증이 밀려오지만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여유는 생긴 것 같다.
예정대로라면 앞으로의 여행 중 10%를 달성한 셈이다.
끝까지 무사히 여행을 마쳤으면 좋겠다.
100일 날짜에 맞춰 기념으로 한식을 먹으려고 했는데
하루 늦춰서 코타키나발루에 가서 먹기로 했다.
오늘 산다칸 여행은 시내 유적지를 슬슬 둘러보고
시장을 구경하는 것이 전부였다.
차라리 셰필록의 오랑우탄을 하루 더 볼 것을 그랬다.
그래도 바닷바람을 쐬며, 맑은 하늘과 깨끗한 구름을 보니
저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다시 코타키나발루로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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