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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시간으로 오전 8시.
여행사로부터 연락이 왔다.
항공권 변경을 하려면 오전 12시까지 38000원을 입금하라는 것.
뭔 소리지? 어제 분명 이름 변경까지 마치고 웹체크인을 하고 확인 메일을 받았는데
왜 뒷북을 치나.
여튼 멍하게 12시까지 기다릴 수는 없어서
예정대로 사피 섬을 갔다.
지난 번 마누칸 섬은 부유물이 많아서 별로였는데
오늘 간 사피섬은 투명한 에메랄드 빛이 넘실대
수 많은 열대어들이 헤엄치고 있었다.
수심이 깊어서 물놀이 할 수 있는 곳이 제한적이긴 해도
좁은 곳에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여서 스노클링을 즐겼다.
오후가 다가올 수록 점점 물이 차오르고, 깨끗한 물은 점점 탁해졌다.
우리는 반대편 해변가로 자리를 옮겨서 다시 스노클링을 이어갔다.
식빵을 가져온 중국인을 둘러싸고 열대어들이 모여든다.
물고기를 더 가까이 보고 싶은 욕심은 이해가 가지만
그런 행동이 환경오염의 주범이 된다는 사실은 모르는 것 같다.
머리 아픈 일들은 모두 잊어버리고
물고기들을 관찰하고, 따라다니며 자유롭게 헤엄치다가
해변가에 누워 낮잠을 청하기도 했다.
오후 4시 . 사피 섬을 빠져나와서 , 밀린 빨래를 하고
저녁을 먹고 석양을 봤다.
내일 아마도 비행기를 못탈 것 같지는 않지만,
일말의 불안감은 남아서인지 밤 늦도록 잠이 오지 않았다.
긴긴 밤을 옛날 생각을 하며 보냈다.
내가 떠나온 시간들, 떠나 보낸 사람들.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걸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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