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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세계여행 D+87 "도시의 두 얼굴"

4번얼룩말 2019. 8. 26. 23:01

도시에서 나고 자란 까닭에 문명의 이기가 편리할 때가 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나오는 대형 쇼핑몰 사이를 오가며

소비를 조장하는 많은 물건들을 구경하고,

여러 호객꾼들이 건네는 자본주의 미소를 덤덤하게 마주했다.

지겨워질 즈음에는 도심 속 공원들을 구경했다.

eco forest park을 찾아갔더니 공사 중이라서 다시 내려왔다.

 

거쳐가는 도시라 생각했기에 쿠알라룸푸르는 기대도 실망도 없다.

무료 버스도 있고, 대중교통도 저렴하다.

으리으리한 건물의 세련된 모습도 있고, 야시장의 정겨운 모습도 있다.

그냥 모든 것이 편리했다.

 

비까번쩍한 건물들 안에서 패션쇼를 구경하는 사람들과 거리에서 구걸하는 도시 빈민들.

바비큐 립을 먹고 마주했던 KFC 앞에서 육식 반대 퍼포먼스를 벌이는 채식주의자들.

구조적 차별과 개인의 노력, 신념과 선택사이

그 이질적인 시선들이 나를 아주 조금 불편하게 했을 뿐.

 

몇 시간 후면 새벽 밤 공기를 마시고 공항을 가야한다.

비행기를 타는 것은 괜히 긴장이 된다.

잠이 오지 않을 것 같은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