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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시공간으로의 여행은 불면증을 동반한다.
낯설음인지 경계심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기대감인지 두려움인지 정체 모를 희뿌연 감정의 경계 속에서 길을 잃었다.
경로를 이탈한 내비게이션처럼 혼란스러운 몸은
잠 들어야 한다는 명령도 거부한 채 각성 중이다
온갖 종류의 감정들이 피로를 주렁주렁 매단 채,
빗물을 뚝뚝 흘리며 터벅터벅 무거운 발걸음으로 찾아오고 있다.
얼마 전 까지 각자의 일상에서 쉼 없이 달려왔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휴식이 필요하다.
서두를 것 없다.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좋다.
여행이 꼭 무언가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아무 것도 하지 않을 자유.
새벽 6시. 호안끼엠 호수 주변을 걸었다.
마라톤 대회 준비를 준비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주변 거리는 차량이 통제되어 한산한 하노이의 새로운 모습이었다.
호안끼엠 호수와 기찻길 마을 근처에서 망중한을 즐기며
천천히 걷는 중에 장대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틀 동안은 가랑비가 내렸는데 오늘은 제법 굵은 비가 내렸다.
30분 정도 기다려도 기칠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 숙소를 향해 걸었다.
우비를 입었어도 조금씩 젖을 정도로 내렸다.
오히려 더 선선해져서 좋았다.
이제 잠시 후 밤 10시 버스를 타고 사파로 이동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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