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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은 15년 전 나의 첫 번째 배낭여행지였다.
배낭 하나 달랑 메고 참 무모하고 미숙하게 혼자서 했던 여행.
길도 많이 헤매고, 지갑도 도둑 맞아 우울했던 기억들.
공원에서 그 이야기를 듣고 집으로 데려가 따뜻한 밥 한 끼를 제공해줬던 고마운 현지인들.
지갑을 도둑 맞아 남은 돈으로 밥은 제일 싼 것만 찾아 먹고, 숙소는 제일 싼 곳만 찾아다니면서도
주변에 나눠 줄 선물을 샀었고, 귀국해서 역시나 싸구려 선물에 별 반응이 없는 것을 보고 실망하기도 했다.
파도처럼 계속 밀려들어오는 시간들을 나는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공허함을 술로 달래기도 하고 목적 없이 이리저리 몇 시간씩 거리를 배회하기도 했다.
관광객들과 호객꾼들이 뿜어내는 어지러운 에너지에 취하던 시절이었다.
두 번째 방문이라서, 아니면 나이가 들어서,
그것도 아니면 동행이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과거의 불안은 많이 사라지고 여유가 생겼다.
목적 없는 배회는 이유 있는 저녁 산책으로 바뀌었고,
길을 조금 잃는 다고 해도 그것은 새로운 길을 발견했다는 것으로 해석되었다.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짜오프라야 강에서 바라보는 방콕의 야경.
관광객을 태운 유람선 뒤로 과거의 기억이 유유히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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