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새벽 5시 일출을 보기 위해 길을 나섰다.
잔뜩 흐린 구름 너머로 살짝 해가 보였다가 금세 사라졌다.
어제와 같은 행운은 없었다.
사진갤러리를 몇 군데 가보려고 했으나
한 곳은 평일에만 영업을 하고 , 다른 곳은 문이 잠겨 있었다.
어쩔 수 없이 해변가 주변을 도로를 천천히 걸었다.
반듯하고 질서 정연하게 깎아놓은 가로수 들은 군대의 열병식 같다.
숙소로 돌아와 점심을 먹고 다시 해변을 가려고 길을 나섰다.
해변에 갈 때는 딱 필요한 만큼만 돈을 챙겨가고 귀중품은 가져가지 않는다.
락커가 없는 경우도 있고, 있어도 사실 불안하다.
수영복과 짐을 내가 들고 있고, 잠시 메뚜기가 지갑만 들고 있는 틈을 노려서
오토바이 날치기가 지갑을 채가려다 실패했다.
돈은 사실 별로 없었기도 하고, 잃어버려도 속은 많이 쓰리겠지만 괜찮다.
휴대폰에 많은 정보와 추억이 담겨져 있어서 그게 없어졌다면
한참을 우울할 뻔했다.
지금까지 운이 좋아서 워낙 친절하고 정직한 사람들만 만나왔기 때문에
잠시 주변 경계를 느슨하게 한 것 같아 아차 싶었다.
범죄에 가장 취약할 수밖에 없고,
어디다 하소연 한다고 해도 구제가 어려운 이방인 신분이라는 사실.
피해가 없기도 하고, 오토바이를 어찌 잡을까 싶어서 잊어버렸지만
이제 더 경계를 철저히 해야겠다.
나짱 해변은 수영하기 썩 좋은 바다는 아니었다.
몇 발자국만 들어가도 성인 허리만큼 오는 깊이에,
바닥에는 조개 파편들이 많이 있어서 발바닥을 계속 찌르고,
파도도 높고, 물도 깨끗한 편이 아니었다.
한가롭게 백사장에 누워서 바다를 보는 편이 나았다.
오늘 이래 저래, 계획한 것도 잘 안되고,
소매치기당할 뻔하고, 바다 수영도 재미없어서.
점심 먹고 숙소로 돌아와 다운로드하여 놓은 영화를 보며 시간을 보냈다.
원래 1주 ~ 2주에 한 번쯤은 재정비 시간을 갖자고 했다.
너무 비가 많이 오거나, 기타 상황 등이 생길 경우.
오늘이 딱 그런 날이다. 숙소에서 쉬며 몸과 마음을 재 충천하고
내일은 달랏으로 이동할 계획이다.

'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계여행 D+17 "우린 너무 달랏" (0) | 2019.06.17 |
---|---|
D+16 힘이 쌔서 다행이다. (0) | 2019.06.16 |
D+ 15 나짱 (나트랑) (0) | 2019.06.15 |
세계여행 D+15 "모든 종교의 근본 가르침은 같다" (0) | 2019.06.15 |
D+14 호이안을 떠나며 (0) | 2019.06.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