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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푸탈레에서 우리의 목적지인 갈레까지 직행버스가 없다.
우선 웰라와야를 가야하는데 첫 차가 7시 30분이다.
스리랑카. 인도를 통틀어
사모사가 제일 맛있었던 리사라 베이커리에서 사모사를 먹고 싶었으나
아직 사모사가 준비 안되었다고 해서 설탕 뿌린 빵 몇개만 사왔다.
공영버스에서 학교가는 아이들이 우르르 내리고 나서
우리는 두 시간 정도를 달려 웰라와야에 도착했다.
그곳에 있던 현지인이 갈레로 가는 직행버스는
11시 30분에나 있고 마타라로 가는 버스는 바로 탈 수 있는데
그 곳에는 갈레가는 버스가 자주 있다고 했다.
로컬버스라서 사람은 덥고 의자는 불편하고
엉덩이에 땀띠가 날 지경으로 4시간을 달렸다.
시원한 하푸탈레가 그리웠다.
겨우 마타라에 도착해서
갈레 가는 버스로 갈아탔다.
갈레 버스 정류장이 가까워질 무렵
나는 뭔가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숙소가 버스 정류장 근처가 아니라 제법 떨어진 숙소라는 것.
베트남 다낭에서 크게 데이고 나서
숙소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위치였다.
전날 메뚜기가 골라놓은 숙소를
다시 한 번 확인 하지 못한 불찰이었다.
위치가 멀면 돌아다니고 밥을 먹을 때에도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우리 같은 베낭여행자들에게는 참 아까운 비용이다.
안그래도 냉전상태인데 짜증이 확 밀려온다.
그냥 맡기지 말고 내가 알아서 할 것을 그랬다.
툭툭을 부르니 500루피 란다.
외곽진 곳이라서 위치를 알려줘도 모르길래
우리가 내비게이션으로 안내하며 숙소에 도착했다.
숙소는 넓고 깔끔하고 감각적이었으며 주인분은 친절했다.
위치 좋은 곳에서는 같은 가격으로 찾아보기 힘든 숙소임에 틀림없다.
우리는 8시간 넘게 버스를 타고 왔고
제대로 된 식사를 한 끼도 먹지 못했으므로
우선 저녁을 먹기로 했다.
다시 툭툭을 다고 가서 기차역 주변에
도미노 피자에서 피자를 먹고
오늘은 영 기분이 나지 않아서 그냥 돌아와 쉬기로 했다.
시내를 툭툭타고 3번 왕복하는데
벌써 하루치 숙박비에 버금가는 돈을 썼다.
누굴 탓하랴 싶다가도
혼자 모든 것을 다 체크 해야한다는게
너무 짜증날 때가 많다.
숙소로 돌아와 쉬려는데
숙소 주인이 동생 생일이라며 음식을 나눠주겠다고 한다.
우리는 이미 저녁을 먹었다고 했다.
하지만 여러 번 권하고 미리 말을 못해줘서
도리어 미안하다는 바람에 알겠다고 했다.
접시 하나에 스리랑카 전통음식을 정갈하게 내왔다.
그런 마음 씀씀이가 고마워 뭔가 보답을 하고 싶은데
딱히 줄만한 것이 없어서 아쉬웠다.
우리의 실수로 잡은 숙소에서
분에 넘치는 호의를 받게 될 줄은 몰랐다.
여행은 참 알 수 없는 일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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