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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D+261 립톤싯 다녀오기

9번메뚜기 2020. 2. 19. 00:27

새벽에 뚝뚝 아저씨가 오셨다.
구름이 잔뜩이긴 하지만 운에 맡겨본다.

잠이 들깬 상태로 새벽을 달리니 졸리고 춥다.
생각보다 기네 하는데 매표소 앞이다. 매표소에서 뚝뚝 50루피 외국인 100루피씩 해서 250루피를 내고 올라갔다.

우리 앞에 도착한 차와 우리 해서 립톤싯에 가니 해가 올라오려고 하늘끝이 온통 붉은 빛이다.

이쪽 저쪽 하늘을 봐도 너무나 아름답다. 구름에 덮힌 녹차밭
정말 스리랑카는 가는곳 마다 감동의 자연이다.

정신 없이 셔터를 눌러본다.

멋지다. 사진을 열심히 찍고 슬슬 다시 뚝뚝을 타고 내려오는 길에 아저씨가 포인트가 될만한 곳에 내려서 사진을 찍게 해주셨다.

풍광이 너무 좋다.

이렇게 멋지니 립톤아저씨가 매일 올라 차를 마실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일은 편도만 뚝뚝을 이용하고 내려오는 길은 천천히 걸어서 내려와 버스를 타는걸 해보기로 한다. 아저씨가 800루피라고 해서 다음날 아침까지 예약을 해본다.

슬슬 내려오니 조식 먹는 사람들이 많아 방에서 잠시 쉬다가 다시 나와 아침을 먹고 잠들었다.

민하씨가 하프탈레로 와서 같은 숙소에 묵는다고 하길래 오후에 같이 폭포에 가기로 했다.

잠에서 깬 얼룩말이 일어나 점심먹고 가자고 해서 1시에 가자 약속을 하고 식당가로 갔지만 든든히 먹은 아침 덕분에 배가 안고파 사모사와 빵을 산다. 정류장 아저씨에게 물으니 지금 버스가 대기중이고 그걸 타면 디얄루마 폭포에 간다고 한다. 갑자기 맘이 급해진 얼룩말이 가자고 하는데 약속을 했는데 날없이 갈수도 없고 다시 숙소로 가서 지금 가자고 하는데 기다리는 시간에 얼룩말이 숙소로 다시 돌아왔다. 안간단다. 가고싶으면 혼자 가란다. 에휴

뭔가 틀어졌다. 여행하면서 가장 힘든 순간은 둘이 너무 달라서 오는 갈등이다. 나는 애니어그램 9번으로 갈등을 매우 힘들어 하는 사람이다. 뭔가 그런 순간이 나에겐 너무 지옥같이 안절부절하고 눈치가 보이는 상황이다.

터질것이 터졌다. 민하씨에게는 미안하다고 같이 못갈거 같다고 이야기를 하고 방에서 냉기가 흐르는 대로 지냈다. 저녁이 되어도 둘다 풀리지 않는다. 오지랖이라고 생각하는 얼룩말과 그 정도는 같이 하는거야 라고 생각하는 나는 서로의 접점이 없다.

나의 그런 태도를 매우 못 마땅해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도 그게 변하지 않는 나의 성격이다.

이것을 서로 어떻게 인정해야 할지 모르겠다.

밥도 안먹고 점심으로 먹으려고 사둔 빵으로 해결했다. 뭔가 기분이 상당히 안좋아. 기분이 올라오지 않고 결국 서러움이 폭팔해 한참을 울고 말았다. 서로 서로 너무 접점이 안생기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