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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들었던 담불라와 작별하고 캔디로 향하는 날이다.
캔디 가는 버스가 워낙 자주 있다길래
별 고민 없이 길을 나섰다.
에어컨 버스를 타고 싶었으나
바로 눈 앞에 캔디행 로컬버스가 지나가길래 붙잡아 탔다.
스리랑카의 버스도 인도 못지않게 운전이 험했다.
도로 사정은 괜찮아 보이던데
이리저리 곡예운전을 하시는 바람에 속이 좋지 않았다.
사람은 꽉 들어차서 열기로 숨이 막혔고
엉덩이는 땀이 찰 정도로 더웠다.
2시간 예상했던 캔디는 3시간이 다 되어서야 도착했다.
녹초가 되어 터미널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옆 기차역에 들려서 누와라엘리야 기차표를 발권하러 갔다.
뒤에 계신 현지인이 누와라엘리야로 바로 가는 것은 없다.
어디서 내려서 갈아타야 한다고 말했으나
그 지명이 어딘지 정확히 알아듣지 못했다.
그래서 표 사는 곳에서 누와라엘리야라고 말했다.
알아서 끊어주시겠지라는 믿음으로
그랬더니 2명에 600루피를 달라고 하신다.
기차인데 등급도 안 물어보신다.
그냥 제일 저렴한 것 끊어주셨나?
숙소까지 걷기에는 조금 멀어서 툭툭을 탔다.
우리에겐 조금 비싼 숙소였지만 만족도는 최고인 숙소다.
한국인들에게 추천을 받는 숙소답게 깔끔하고 친절했다.
좋은 숙소에서 조금 쉬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2박 밖에 안 하는 캔디에서 조금이라도 구경하려고 시내를 나섰다.
질서 있는 모습과 운전자들의 보행자 배려는 여전히 낯설다.
한국에서도 운이 좋은 날에야 볼 수 있는 배려다.
인도를 경험하고 나서는 행복의 지평이 넓어진 것 같은 느낌이다.
호수와 불치사를 구경하러 나갔다.
불치사 입장료는 1500루피로 비싼 편이었다.
지정된 타임에는 부처님의 치아를 볼 수 있다고 하나
뭔가 불교의 사상과 배치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곳의 절의 박물관 같이 깔끔하게 꾸며놓았다.
각국의 불교를 모아놓은 전시관도 있었는데
나는 그곳이 마음에 들었다.
9개월간 아시아를 돌아다니면서 봤던 불교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불교를 조금씩 다르게 발전시켜온 나라들을 비교하는 재미가 있었다.
6시 30분에 부처님 치아를 보려고 긴 줄이 늘어서 있다.
나도 줄을 섰다가 한참이 지나도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피곤하기도 해서 나는 먼저 나오고 메뚜기는 구경하고 오라고 했다.
캔디는 워낙 교통량이 많고 혼잡해서
걷기에 좋은 동네는 아니다.
수시로 자동차가 뿜어대는 매연에 얼른 쉬고 싶었다.
핸드폰 배터리가 방전되어 숙소 근처에서
잠시 길을 해메다가 겨우 숙소로 왔다.
피곤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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