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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세계여행 D+242 "고아 아람볼 해변"

4번얼룩말 2020. 1. 29. 01:40

오전 8시가 넘어서 고아 마푸사에 도착했다.

밤새 덜컹대는 버스에 누워서 혹은 앉아서 16시간을 보냈더니 속이 메스껍다.

버스에서 내려 진정될 때까지 잠시 앉아 있었다.

잠시 릭샤를 타고 갈까 했지만 700루피를 부르는 바람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바로 뒤편 버스 정류장에서 아람볼 가는 버스는 30루피다.

 

1시간 정도를 타고 가다가 우리 숙소가 보이길래 내려달라고 해서

짐을 풀고 바로 옆 숙소 식당에서 아침을 먹으며 기다렸다.

샌드위치 밖에 안된다는데 정직한 재료로 정직한 맛만 나는 그저 그런 샌드위치였다.

잠시 모든 음식점이 형편없었던 디우의 악몽이 떠올랐다.

 

체크인 후 잠시 쉬다가 아침을 부실하게 먹어서 금방 배가 고팠다.

다행히 점심은 맛있었고, 잠시 해변과 아람볼 메인 거리를 돌아봤다.

길거리에는 한동안 보이지 않던 외국인 관광객이 잔뜩 모여있었다.

고아 해변과 그들이 어우러진 모습은

태국 푸껫의 카론 비치, 빠이, 인도네시아 발리의 우붓을 생각나게 했다.

거기에 인도스러운 더러움이 추가된 모습이다.

 

고아 아람볼 해변은 생각보다 깨끗했다.

카론 비치와 견줄만했다.

사람들이 워낙 많지만 해변도 넓어서 한 곳에 북적이지 않아서 좋았다.

 

장시간 누적된 피로와 더운 날씨로 숙소에서 쉬었다가 저녁에 나가기로 했다.

맥주가 싼 고아에서 오랜만에 맥주를 마시니 낮잠이 스르르 왔다.

한참을 자고 일어났는데도 정신이 멍했다.

 

이미 오후 5시 30분이 넘어가는 시간.

본격적으로 일몰을 보기 위해 해변가로 향했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라서 일몰을 보기에는 더없이 좋았다.

선선히 불어오는 바람의 촉감도 좋았다.

인도에서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해방감이 좋았다.

 

해변가를 따라서 작은 시장들이 열리는 모습도 재미있다.

작은 공예품을 팔기도 하고, 먹거리, 노천 마사지도 있다.

대부분 서양인들이었는데 히피들의 천국이라더니

과연 생김새며 옷차림이 범상치 않은 이들이 많다.

 

지는 석양을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뒤편에서 들려오는 기타 소리가 더없이 낭만적이다.

어느새 해는 뉘엿뉘엿 지고

손톱만 한 작은 초승달이 붉게 물든 바다 위에 떠올랐다.

 

모처럼 행복하고 낭만적인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