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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9시.
아우랑가바드 CBS로 가서 엘로라 가는 버스를 찾았다.
근처 사람들이 이 버스가 엘로라 간다고 하여 탔는데
얼마냐고 물어보니 1인당 165루피 란다.
분명 로컬 버스가 40루피라고 들었는데
이건 투어리스트 버스고
혹시 로컬 버스는 잠시 후에 온다고 했다.
무려 4배나 비싼 버스를 탈 수는 없어서 로컬 버스를 기다렸다.
근처 툭툭 기사는 하루 투어에 800루피에 해주겠다며
안 한다고 해도 계속 치근덕 거린다.
얼마 원하냐고 하길래 어차피 툭툭 탈 마음이 없으므로
100루피라고 하니 말도 안 되는 가격이라며 웃으며 가버리신다.
그리고 두 번이나 더 와서 계속 설득을 하다가
마침내 우리가 로컬버스를 타자 호객을 멈추셨다.
인도에서 지나친 호객행위가 짜증 날 때도 있지만
이렇게 설득하다가 안되면 쿨하게 웃고 떠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신다.
40분이라고 했지만 한 시간 정도 달려서 엘로라에 도착한 것 같다.
아침을 안 먹은 상태라 바나나 몇 개를 사들고 엘로라에 들어갔다.
공복 상태라서 그런지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초반 16번 석굴을 보는 데만 해도 힘이 빠져서 걷기가 싫었다.
이후 오른쪽으로 1번 석굴까지 천천히 가는데
몇 개는 건너뛰고 몇 개는 밖에 앉아 있기만 했다.
나는 예전에 이미 와봤던 곳이기도 하다.
그래도 중간중간 쉬면서 물도 마시고 바나나도 먹고 하니
기력이 조금 회복된다.
다시 16번 석굴을 기준으로 왼편으로 향했다.
이번에는 메뚜기가 힘들어해서 쉬엄쉬엄 걸었다.
전날 잠을 별로 못 잔 데다가 날씨가 더웠다.
자이나교 석굴이 있는 30번 대는 조금 돌아가야 했다.
보통 16번 석굴 앞에서 셔틀버스로 이동하는데
우리는 근처까지 온 김에 그냥 길 따라서 걸었다.
비슷한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지만
서로 조금씩은 다른 세 종교를 조화롭게 배치했다는 점이
자신의 종교의 우월성만을 내세우는 사람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대목이다.
세상 그 어떤 종교도
그 근본 가르침은 생명에 대한 사랑과 평화라는 단순한 진리를 벗어나지 않는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종교의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들에 의해
서로 싸우고 죽임을 당했는지 생각하면 종교는 참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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