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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7시 정도에는 일어날 줄 알았던 리셉션 직원들은 오전 9시가 넘어도 일어날 생각을 않는다.

다른 손님이 와서 소란스러운 분위기가 되자 일어났다. 얼리 체크인은 방 준비가 안되었다기에 짐을 맡기고 가트 쪽으로 걸었다.

숙소에서 가트는 20분 거리라서 제법 멀다.
시끄럽고 복잡하고 더러운 길 사이를 지나며
비로소 인도 한복판에 왔음을 실감했다.

이곳은 경계가 흐릿한 도시다.

삶과 죽음의 경계
신과 인간의 경계
인간과 짐승의 경계
더러움과 깨끗함의 경계
질서와 무질서의 경계
모두 흐릿하다.

어차피 모든 것은 상대적인 관념일 뿐이다.
단편적으로 경험했던 삶의 편견들을 내려 놓게 되는 곳.


씨끄러운 경적 소리에 정신이 없고
계속되는 호객에 지치기도 하지만

순수한 눈망울로 건네는 꼬맹이들의 인사와
언제라도 친절히 길을 알려주는 사람들의 모습들에 다시 힘을 얻게 되는 곳이다.

14년 전과 비교해 모습도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여전히 화장터에서는 망자의 명복을 빌고
갠지스 강에서 목욕과 기도를 드린다.

가트 주변에서 엽서, 뿌자, 각종 장신구들을 팔던 어린아이들 모습이 요즘은 많이 보이지 않을 뿐이다.

장시간 버스를 쪽잠을 자면서 타고 와서
몸 상태가 별로였다.

숙소에서 쉬었다가 현지인 추천 맛집 케랄라 카페에 들렸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난과 함께 먹는 커리 맛이 괜찮다.


다시 복잡한 길을 뚫고 숙소에 와서 하루 종일 정신 없었던 심신을 달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