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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8시도 되기 전부터 38도를 넘는 다낭의 더위.
이 더위를 뚫고 오행산에 가야 하나 했지만
그 조차도 안하면 뭔가 나태하고 지루한 기분만 들 것 같았다.
오행산은 목화토금수 오행의 기운을 담은 5개의 산을 지칭하는데
그중 수(水) 산이 가장 인기 있는 코스다.
손오공이 500년간 갇혀 있었다는 설화도 있다.
나는 음양오행에 관심이 있어서 잠시 공부를 해본 적이 있다.
사주팔자라는 것이 길흉화복의 점이나 치는 미신따위로 취급받는 게 조금 안타까울 뿐이다.
내가 보기에는 서양의 에니어그램처럼 동양의 심리학이라는 생각이 든다.
깊이 알면 알 수록 감탄이 나온다.
경금의 사주를 가진 나와 정화의 사주를 가진 메뚜기가 그래서 잘 맞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어쨌거나.
메뚜기는 더위에 지쳐 오행산을 오르는 것을 힘들어해서 중간에 쉬라고 하고 혼자 여러 군데를 갔다 왔다.
전쟁 때 피신했던 동굴인데 폭격으로 천장이 뚫려 햇빛이 예쁘게 들어오는 동굴도 있었고,
다낭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도 몇 군데 있었다.
조금은 시시해 실망이 들었으나 탁 트인 다낭 해변을 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트이는 것 같다.
숙소로 돌아와 수영복을 챙겨 미케 해변을 갔다.
어제는 주말이라 발 디딜 틈 없이 사람이 북적였는데 오늘은 너무나 한가해서 기분이 좋았다.
솜사탕을 얇게 찢어놓은 듯한 구름과 파스텔톤으로 물드는 하늘,
새하얀 백사장과 넘실대는 파도.
아쉽게도 나는 수영을 못해서 물장구 수준의 움직임으로 만족했다.
반면 메뚜기는 산에서는 힘들어하더니 물 만난 메뚜기가 되었다.
물놀이하다가 지치면 선베드에 누워서 휴식을 취하다가 다시 물에 들어가기를 서너 차례 반복했다.
함께 물놀이를 하니 서먹했던 엊그제 감정은 완전히 누그러졌다.
그것은 자연이 가지고 있는 치유의 힘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사람들은 늘 자연을 그리워하는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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