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어젯밤 비가 내려서 창밖으로 불어오는 공기가 선선했다.
늦게까지 침대에서 게으름을 피우다가
11시쯤 어슬렁 거리며 숙소를 나왔다.
다 같이 마사지를 받고 점심을 먹기로 했다.
릴라 마사지로 가서 세 명은 발마사지를 받고
나는 타이 마사지를 받았다.
동남아 5개국을 돌면서 여러 나라의 마사지도 받아갔다.
태국에서도 방콕, 푸껫, 치앙마이, 치앙라이 등
무수히 많은 곳에서 마사지를 받아보고,
심지에 배우기까지 했는데
이렇게 형편없는 마사지는 처음이다.
우리가 배웠던 에너지 라인은 어디 가고
그냥 일반인이 힘만 써서 전혀 엉뚱한 곳을 누르는 느낌이다.
들어온 지 몇 분만에 나가라고 하고 싶을 정도였다.
다른 곳 보다 가격도 비싸 매우 실망한 상태로 마사지 샵을 나왔다.
마사지 샵을 나와 점심을 먹으러 갔다.
메뚜기 친구가 향이 강한 로컬 음식을 찾길래
크리스피 포크로 데려갔다.
맛이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는
오묘한 맛의 고기에 소스를 뿌려주고 밥을 얹어준다.
고기의 끝부분은 크리스피로 되어있는데
우리가 익히아는 바삭바삭한 맛은 아니다.
그래도 고기는 참고 먹을만했는데
소스와 밥을 같이 먹으니 정말 조화롭지 못한 맛이다.
그리고 고수가 잔뜩 들어간 국을 준다.
다른 사람들은 별로라고 하면서 못 먹었는데
나는 고수가 잔뜩 들어간 국이 시원하고 좋았다.
점점 고수에 적응이 되나 보다.
망고 마니아에서 디저트로 빙수를 먹다가
더 할게 없어지면 자연스레 숙소로 돌아와 낮잠을 잤다.
2시간 정도 자다가 저녁을 먹고 노스게이트에 있는 재즈바로 향했다.
7시 30분 정도에 재즈바에 도착했을 때 이미 4층에서 팝송 몇 곡을 부르고 있었다.
보컬을 맡은 친구가 목이 아파 못 나왔다고 한다.
기타를 치는 친구가 노래를 같이 부르고, 드럼과 색소폰 연주는
아담한 재즈클럽을 풍성하게 채워나갔다.
8시 30분 정도가 되자 서브 공연이 끝나고 1층에서 메인 공연이 열렸다.
1층에서 하는 공연은 정통 재즈를 연주하는 것 같았다.
유명한 곡 하나 정도는 알겠는데 나머지는 잘 모르는 곡들이었다.
메뚜기는 친구들과 마지막 밤을 함께 보내러 같이 숙소로 가고
나는 시원한 치앙마이 밤거리를 걸으며 숙소로 돌아왔다.
치앙마이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는 메뚜기 친구들은 어떤 기분일까.
언젠가 우리 여행이 어떤 음악에 비유될 수 있을지 생각했던 적이 있다.
어쩌면 우리의 여행은 재즈에 비유할 수 있지 않을까
즉흥연주가 많은 재즈는 낯섦에 익숙해져야 한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익숙함을 확장해 나가는 과정
때로는 이질적인 것 같고 생경한 것 같은데
그러한 시도가 계속될수록 또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닐까
'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D+153 잘가 얘들아 (0) | 2019.11.01 |
---|---|
세계여행 D+153 "짧았던 일주일" (0) | 2019.10.31 |
D+151 싸움의 기술 (0) | 2019.10.30 |
세계여행 D+151 "태국 무에타이 관람" (0) | 2019.10.30 |
세계여행 D+150 "치앙마이 외곽투어" (0) | 2019.10.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