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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
눈만 뜬 채 침대에 누워 창밖을 바라본다.
서서히 여명이 밝아오고 이내 해가 올라오는 것이 장관이다.
잠시 앉아 어제의 일기를 쓰고 정산을 한다.
처음에는 자정을 넘기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가끔 글을 쓸 수 없는 상황 (브로모 화산이나 이젠 화산처럼)이 생겨서
이제는 그런 강박에서 벗어나
쓰고 싶을 때 쓰지만, 감상이 잊혀지지 않도록
이틀은 되도록 넘기지 않도록 한다.
오전 8시.
방으로 가져다주는 조식을 여유롭게 먹으면서
새로운 요가 클래스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천천히 걸어서 20분 정도인 Sang spa로 향했다.
들어서자 웰컴 드링크를 주며 반갑게 맞이해주셨다.
정원이 최대 5명이라고 들었는데
우리 두 명이 전부였다.
뜻하지 않게 개인 레슨을 받게 되었다.
요가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몸을 이리저리 굽혔다 폈다.
아기 코브라 자세, 학 자세 등등
온몸은 순식간에 땀으로 범벅이고,
체력소모가 상당했다.
우리는 초보자라고 했는데
그런 의견은 반영되지 않은 것 같았다.
사람들이 요가를 하면서
심신의 안정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하는 까닭은
아마도 매우 힘들어서 누워서 쉬고 싶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
워낙 오랜만에 접한 요가라서
뻣뻣하게 굳은 몸은 나에게 큰 고통으로 다가왔다.
그동안 얼마나 나의 몸에 소홀했는가를
여실히 반성하게 만드는 한 시간이었다.
나이가 들수록
몸과 마음의 균형감과 유연성이 더욱 필요한 것 같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주변의 공사 소음이 심하다는 것인데
요가에 집중할 때는 그 소리가 들리지 않다가
맨 마지막에 누워서 호흡을 가다듬으니 그제야 시끄럽게 들렸다.
요가 선생님은 프리랜서로 오신 분이라서
우리의 수업이 끝나자 다른 곳으로 가셨다.
점심을 먹고 숙소로 돌아와서 쉬다가
강렬한 햇빛을 피해 잠시 낮잠을 잤다.
한낮의 열기가 한풀 꺾이자 오후 마실 삼아 동네를 구경하다가
몽키 포레스트 옆에서 저녁을 먹고 코코 마트에서 장을 봤다.
바코드 기계가 이상이 있는지
코코 마트에선 사람들이 계산하려고 길게 줄을 서 있었고
직원들은 일일이 바코드 번호를 수기로 기입하고 있었다.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른 몇몇 사람들은 골라온 상품을 바구니째 내려두고 나갔다.
공산품은 그렇다 치더라도, 과일 같은 것은 넣어두고 가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했다.
여하튼, 길고 긴 기다림 끝에 우리도 맥주와 라면 과자를 구입하는 성공 했다.
숙소로 돌아와 샤워 후 맥주 한잔을 하며 글을 쓴다.
내일은 조금 더 유연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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