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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부터 약한 비가 내린다.
바람은 불지 않아 곧장 수직하강을 하며 비는 곱게 땅으로 떨어진다.
부슬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해가 찬란히 빛난다.
한국에서는 호랑이 장가가는 날이라고 표현하는 풍경이다.
아침 6시만 되면 스텝들이 청소로 분주하다.
청소가 끝나면 보온병에 뜨거운 물과 커피 , 티백 차를 방 앞 테라스까지 갖다 준다.
차를 천천히 마시다가 원하는 시간에 조식을 달라고 하면 된다.
몇 가지 중에서 고를 수 있는데 스크램블 에그를 선택했다.
식빵과 살짝 녹은 버터, 과일 몇 조각을 함께 주셨다.
구름이 잔뜩 끼어서 오전엔 날씨가 덥지 않을 것 같았다.
네카 미술관까지 걸어가 보고 그 근처 한식당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생각보다 걷는데 좀 오래 걸렸다.
대략 50분 정도를 걸어갔던 것 같다.
우리가 첫 손님인지 미술관엔 아무도 없었다.
화려한 색감과 정교한 디테일이 특이 먼저 눈에 띄었다.
마치 강박을 예술로 승화시킨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이다.
몇몇 그림은 소장하고 싶을 정도로 탐이 났다.
일찍 일어나 서둘러서 인지 졸음이 밀려왔다.
아무도 없는 미술관 정원의 따뜻한 벤치에 앉아서 잠시 눈을 부쳤다.
짧은 시간 동안 꿈을 꾼 것 같다.
그림에서 봤던 열대우림을 자유롭게 탐험하는 꿈이었다.
미술관 바로 맞은편에 바비큐 립 맛집이 있다.
그곳도 한 번 가보고 싶지만 오늘은 한식당으로 향했다.
직화불고기와 된장찌개를 시키고 양이 모자라 김밥과 라면까지 추가했다.
오랜만에 든든한 게 먹는 고국의 맛이다.
다시 시내로 걸어 나와서 시장 구경을 했다.
엊그제 샀던 바지 같은 게 있으면 하나 더 구입해볼 생각이었는데
비슷한 것은 많아도 똑같은 것은 발견하기 힘들었다.
지금 입고 있는 것이 딱 맘에 들었다.
다소 비쌌지만
늘어지는 햇살을 피해 잠시 낮잠을 자고
몇 편의 미드를 보고 나서
석양이 질 무렵 숙소에 부탁해 저녁을 먹고
다시 밤 수영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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