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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세계여행 D+94 "사바 주립박물관"

4번얼룩말 2019. 9. 3. 09:30

숙소에서 40분 거리에 사바 주립 박물관이 있어 걸어갔다.

큰 도로를 몇 번 건너야 해서 걷기에 좋은 길은 아니었다.

이곳에서 출토된 커다란 고래 뼛조각이 우릴 먼저 맞이한다.

말레이시아의 역사, 의복, 도자기 등도 있었지만

내 눈길은 오직 동물에 관심이 있었다.

 

말레이곰, 표범, 코뿔소, 듀공 

지금은 멸종위기 종이 되어버린 동물들이

먼 옛날에는 이곳을 자유롭게 활보했었겠지.

아주 멀리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

꼭꼭 숨어 지내기를.

 

오늘 아침,

매년 일본이 수백 마리의 밍크고래를 불법 포획한다는 기사를 읽은 후라서 

거대한 고래 뼛조각이 마치 누군가의 전리품처럼 전시해 놓은 것 같아 씁쓸했다.  

 

박물관을 나와서 카페로 가서 반딧불 투어를 알아봤다.

무아라, 나나 문, 동막골 이 있는데,

가장 멀지만 개체수가 많은 곳이 나나 문이라고 했다.

 

제셀톤 항구로 가서 나나 문 가격을 물어보니 1인에 60링깃이었다.

아까 숙소 앞에서 물어봤을 때는 160 링깃이었는데 장소와 옵션이 다른가 보다.

 

숙박 예약 사이트에서 숙소 측에 환불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했는데

숙소 주인이 별 말이 없는 것으로 봐서 안 해줄 모양이다.

 

저녁을 먹으러 푸드 코트에 갔다. 

다양한 음식들이 있으니, 그냥 각자 먹고 싶은 것 담아 오자고 했다.

나는 어제와 오늘 두 번이나 한식을 먹었기에 별로 먹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나는 메뚜기가 먼저 음식을 선택할 때까지 기다렸다.

내가 먼저 고르면 별로 원하지 않더라도 그냥 먹을 것이 분명했다.

내 선택 뒤에 편승하기 보다 본인의 욕구를 찾기를 바랐다.

메뚜기는 한식을 원하면서도 눈치를 보며 다른 선택을 한다. 

 

가끔 메뚜기가 내가 결정해주기 만을 기다리는 것에 불만이 있다.

본인의 욕구이고, 본인의 자유인데 가끔 너무 눈치를 본다. 

여행 오기 전에는 메뚜기가 이렇게 의존적이고 결정을 잘 못 내리는지 몰랐다.

이렇게 저녁을 뭘 먹을지 고르는 것조차 선택과 결정이 쉽지 많은 않다.

하지만 작은 선택과 결정을 스스로 해야 더 큰 선택도 할 수 있는 자생력이 길러지는 법이다.

선택과 결정, 그리고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은 오롯이 각자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