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휘영청 밝은 달이 뜬 새벽.
애달프게 우는 늑대의 울음소리에 잠을 깬다.
이 첩첩산중 마을에 늑대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헛된 희망을 잠시 품었다.
분명 개들이 흉내 내는 늑대울음소리 같다.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는 말도 있다지.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애매모호한 시간에
그들의 조상은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지 고민했을 법하다.
대대로 내려오던 가슴 뜨거운 야생 DNA와 인간과의 협치 사이에서 아마도 어려운 선택을 해야 했을 것이다.
인간과의 협치를 택한 무리들은
밤이 깊을수록 어슴푸레한 그리움의 잔영이 더욱 짙게 드리우나 보다.
보름달이 환한 밤이면 더욱 야생의 본능이 생각나 울어댄다.
그들도 나도 잠 못 드는 밤이다.
아침 8시부터 반나절 투어를 나섰다.
광활한 녹차 밭에 잠시 들려서 차의 제조과정과 차로 유명한 중국과 인도를 비교해서 설명해주었다.
BOH (best of highlads)의 차는 중국의 보이차, 인도의 다즐링 차, 스리랑카의 실론티와 비교했을 때
규모도 작고, 퀄리티도 조금 낮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하지만 저렴하게 마실 수 있어서 가성비가 뛰어나다고 한다.
지프차 위에 올라타서 브린 창 산과 그 아래 펼쳐진 차 밭을 감상하며
Mossy Forest로 향했다.
사진으로만 봤을 때 기대가 컸는데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 이외에는
특별히 입장료를 따로 받을 만큼의 풍경은 없었다.
하지만 가이드가 쉴 새 없이 우리에게 이야기보따리를 풀어주었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았다.
숲과 정글의 차이, 말레이시아의 어원이 된 말라야와 히말라야는 둘 다 산이라는 뜻.
그 외에도 세계적인 차 브랜드 립톤에 대한 이야기. 등등
숙소에 와서 찾아보니 fore는 out side의 개념이었다.
그래서 fore(밖에) + ign(있는) + er(사람)는 외국인이 되고, 마을을 중심으로 바깥은 fore+ est 숲이 된다.
어원을 공부하는 것은 언제나 흥미롭다.
BOH Sungai center를 들렸다. 차를 마실 수 있고, 직접 구입할 수도 있다.
Factory에 들어가면 차의 생산과정을 볼 수도 있다.
간단히 차와 케이크 등을 먹은 다음에 녹차 밭 사이를 걸으며
다음 목적지인 딸기 농장으로 갔다.
상업성이 짙은 곳이라 가도 그만 안 가도 그만이었는데
온 김에 직접 딸기를 채취해서 구입했다.
숙소에 도착하니 간헐적으로 비가 내린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평온한 오후를 보내고
새로 들어온 여행객들 간단한 인사를 나눴다.
건대 교환 학생이었다는 독일인 청년인데 건대 출신 친구가 생각나 특히 반가웠다.
날씨가 쌀쌀해서 내복을 입고 자야 겠다.
'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D+78 카메론 하일랜드 정글 트래킹 (0) | 2019.08.17 |
---|---|
세계여행 D+78 "Gunung Berembun 등산기" (0) | 2019.08.17 |
D+77 카메론 하일랜드 이끼숲, 보 차농장 투어 (0) | 2019.08.16 |
세계여행 D+76 "브린창과 저녁 노을" (0) | 2019.08.15 |
D+ 76 걷고 쉬고 (0) | 2019.08.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