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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도 되기 전에 수영복을 챙겨서 입고 카론 해변으로 갔다.
거의 매일 보는 바다지만 느낌이 조금씩 다르다.
오늘은 파도가 제법 세면서도 연거푸 파도가 밀려오는 바람에
피했다 싶으면 두 번 째, 세 번째 파도가 온몸을 강타했다.
그 수압을 이기지 못해 물 속에 뒹굴 거리기도 여러 번이었다.
한 시간 정도 놀았을까.
보통이라면 낮잠이라도 자고 한 번 더 바다에 들어갈 텐데
오늘은 이것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역줄기처럼 널브러진 머리카락을 수습하며,
근처 편의점에서 삼각김밥과 햄버거를 사서 재빨리 숙소로 돌아갔다.
주말 야시장을 갈까 하다가 숙소 주변을 걷기로 했다.
카론 해변에서 카타로 이어지는 길에는 문 닫은 가게들이 많다.
아마도 푸껫이 신혼 여행지로 각광받던 시절에 많이 지어졌다가 사라진 것 같다.
해변가를 걷다가 체크 아웃 날짜는 정해졌는데
피피섬을 갈지 말지 판단이 안 선다.
내내 날씨가 맑다가 우리가 떠나기로 한 날부터 계속 비가 오기 때문이다.
선택은 늘 어렵다.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은 더 어렵다.
메뚜기가 말했다.
신중함은 아는 데서 오는 고민이고
우유부단은 모르는 데서 오는 고민이라고
신중함일까 우유부단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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