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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가 주는 안정감이 있다.
당분간은 체크 아웃 시간에 맞춰 쫓기듯 나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홀가분하다.
유목민의 삶이 정착민의 삶으로 변하니 허전한 기분도 든다.
부지런히 이동했던 삶에서는 그래도 매 순간 판단을 하며 하루에 충실할 수밖에 없는 삶이다.
정착민의 삶에서는 판단은 줄었고, 조금 더 게을러 진 것 같다.
과거의 나는 익숙해지는 것이 싫어서 3일 마다 도시를 옮겨 다녔다.
아무리 좋은 풍경, 좋은 사람이 있더라도.
이방인의 시선으로 새로운 호기심이 더 이상 들지 못하면 미련 없이 떠나곤 했다.
예외인 도시들이 있었다. 바라니시, 오르차, 다람살라.
내 안식처 같은 곳.
푸켓도 그런 도시가 될 수 있을까
숙소는 도로변이라서 꽤나 시끄럽다.
한 번 깨면 몇 시간 동안이나 잠을 못이루는 탓에
이 생각 저 생각 하며 새벽을 지새웠다.
한 달을 보내면서 너무 많은 욕심에 불필요한 것을 짊어지고 온 것 같기도 하고,
때로는 너무 성급하게 결정을 내린 부분도 있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밀려온다.
한국이 그리운 것은 아니지만 이따금 생각나기도 한다.
그러나 아무리 떠오르려고 해도 한국에서 지냈던 삶이 선명하게 떠오르지 않는다.
초점 덜 맞은 사진처럼 흐릿하게 부분만 기억이 난다. 왜 그럴까?
교통수단은 30분에 한대 꼴인 썽태우 밖에 없다.
카론으로 돌아오는 막차도 4시 30분 정도로 알고 있다.
그래서 시내를 한 번 나가려면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야 한다.
오늘은 조금 늦게 나가기도 했고, 원하던 영화가 아직 상영하지 않아서 일찍 돌아왔다.
푸껫 한 달 살이 하다가 교민으로 정착한 사람이 많다는데,
나는 아직 그 정도인지는 모르겠다. 조금 더 둘러봐야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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