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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햇살과, 창문 사이로 솔솔 불어오는 바람

푹신하고 아늑한 객실이 더없이 좋았다.

이대로 그냥 숙소에서 있어도 좋을 것 같은 아침이었다.

 

숙소 바로 앞에 인터넷에서 추천해준 식당이 있어 들렸다.

내장탕 비슷한 맛이라고 하는데 약간 비린맛이 올라오긴 하는데

먹을 만은 했다. 두 번 갈 정도는 아니다.

 

오전 10시.

아직은 한산한 신시가지 거리를 목적 없이 걸었다.

서울의 명동 같은 느낌이다.

10개월 동안 아시아를 돌다가 터키로 오니 눈이 휘둥그레 지는 기분이다.

사고 싶은 것도 갖고 싶은 것도 많았다.

유럽과 중동과 아시아의 느낌이 있다.

 

조금 더 걸으니 갈라타 타워도 나오고 

신시가지와 구시가지를 연결하는 갈라타 다리 위에는 많은 사람들이 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제법 깊어 보이는 물속에는 해파리들이 가득했다.

 

구시가지에 도착해서 우선 교통카드인 이스탄불 가르트를 사기로 했다.

신문가판대에서는 없다고 해서 사람들이 줄 서 있는 기계로 갔는데

이미 내 앞에 10명쯤 서 있었고 내 뒤로도 금세 10명이 내 뒤를 이었다.

 

뒤쪽에 있던 한 아주머니는 앞의 아주머니가 남편 교통카드까지 같이 충전하는 걸로 막 뭐라고 하셨다.

하지만 내공이 만만치 않으신 다른 아주머니는 쿨하게 반격하고 제 할 일 다 하고 가셨다.

막상 내 차례가 되었는데 작동법도 잘 모르고 머뭇거렸다가 아주머니에게 혼날 것 같아서

뒷 분에게 도와달라 부탁드렸다.

친절하게 우리의 교통카드 발급을 도와주신 덕분에 우리는 교통카드를 손에 쥘 수 있었다.

 

구시가지로 이동해서 골목 사이사이를 돌아다니며 시장 구경을 했다.

가장 규모가 크다는 그랜드 바자르는 일요일 휴무라서 스파이스 마켓 주변만 구경했다.

모짜렐라 치즈가 맛있어 보여서 사봤는데

그냥 먹기에는 너무 짜다. 맥주 안주 정도로 괜찮을 것 같다.

 

그냥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구경하는 것이 재밌어서

서너 시간을 돌아다니다 보니 조금 피곤했다.

숙소에 돌아와서 쉬다가 저녁을 먹으러 갔다.

 

인터넷에 추천 맛집들도 많았지만

워낙에 길거리에 맛있어 보이는 집들이 많아서

감을 믿고 아무 곳이나 들어가서 시켜봤다.

치킨 윙과 케밥을 시켰는데

역시 터키에서 케밥은 실망하는 법이 없다. 

 

다시 차가운 밤공기가 옷 속으로 파고드는 늦은 시간까지

사람들의 행렬은 끊이지가 않았다.

이스탄불은 정말 매력적인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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