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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 창문을 열어보니 안개가 자욱하게 깔려있었다.
일출을 못 보면 어쩌나 걱정이 되었다.
어제 예약해둔 툭툭이 호텔 앞으로 왔다.
비포장 도로를 열심히 달려 티켓 오피스에서 입장료를 내고 다시 1.4km를 더 가서 립톤싯에 도착했다.
바람이 워낙 세차게 불어서 제법 쌀쌀했다.
하푸탈레를 거치지 않고 엘라만 가는 사람들에게
꼭 하푸탈레 립톤싯을 가보라고 추천해주고 싶을 정도로 립톤싯의 일출이 정말 좋았다.
광활한 녹차밭 사이 굽은 도로와
멀리 운해 사이로 비추는 태양도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이었다.
춥지만 않다면 하루 종일 있고 싶은 풍경이었다.
우리는 내일 다시 와서 천천히 걷기로 하고
숙소로 돌아와 조식을 먹었다.
호텔에서 몇 시간 쉬다가
디얄루마 폭포에 가기 위해
수영복도 챙기도 간식도 챙겼다.
버스 터미널로 가보니
지금 출발하는 버스가 있단다.
어제 하푸탈레로 온 민하 씨도 같이 가자고 했는데
만나기로 한 1시까지는 시간이 멀었다.
언제 다시 버스가 올지도 모르고
우리 먼저 간다고 말하고 가자라고 해도
메뚜기는 민하 씨를 불러오겠다며 가버렸다.
툭툭처럼 비용을 셰어 하는 것도 아니고
언제 올지 모르는 버스를 마냥 기다려야 하나
버스 타고 한 시간 올라가는 데 한 시간.
적어도 2시간은 잡아야 하는데
결국 버스는 가버렸고,
짜증이 나서 숙소로 돌아왔다.
누구를 위해 여행하는지 모르겠다.
왜 다른 사람을 기다리느라
우리 여행을 망쳐야 하는지 모르겠다.
메뚜기는 늘 이런 식이다.
바로 옆에 있는 나는 항상 안중에도 없다.
그동안 우리는 많은 식사도 대접하고
넘치게 호의를 베풀었다.
도대체 얼마나 더 베풀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이 여행을 언제까지 함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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